[1월 열연] 꽉 잡아, 올라간다!

- 포스코, 현대제철 가격 대폭 인상 추진 - 중국산 열연 매입價 톤당 80만원 훌쩍 - 재고는 부족, 빠듯한 수급 상황은 지속

2021-01-04     최양해 기자
신축(辛丑)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달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열연 유통가격도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를 마쳤다.

제조사들도 큰 폭의 가격 인상으로 바람을 잡고 있다. 일례로 포스코는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주문투입분 유통가격을 인상했다. 12월 7일 톤당 3만원, 12월 21일 톤당 4만원, 1월 4일 톤당 8만원 순이다. 이 기간 인상폭만 톤당 15만원에 달한다.

현대제철도 인상폭을 조율 중이다. 포스코가 월초부터 톤당 8만원 수준의 인상 계획을 밝힌 만큼 이를 기준으로 삼을 확률이 높다. 2월까지도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 상태다. 열연 유통업계로서는 가격 인상분 반영을 향한 발걸음을 또 한 번 재촉하게 됐다.
▲ 열연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현대제철)
■ 철광석價, 작년 저점 대비 두 배 폭등
국내 고로사가 1월부터 열연 가격을 대폭 올리는 건 제조원가 부담이 가중된 탓이 크다. 특히 철광석 값이 지난해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플랏츠(Platt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철광석 수입 가격(호주산 62%/분광/CFR)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4월이다. 톤당 82~84달러를 오갔다. 이후 상승세가 지속하더니 12월부터는 톤당 160달러 중반대를 호가했다. 꾸준하고도 파고가 높은 가격 인상 흐름이 지속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로사들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조원가 부담이 계속해서 누적된 만큼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연쇄적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고로사를 중심으로 한 유통가격 인상 추진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 가지 가격 상승 요인은 중국밀의 제조원가 부담 이중고다. 중국 정부가 호주산 강점탄 수입 규제를 장기화하면서 현지 강점탄 내수가격과 대체 수입산 가격이 초강세다. 철광석뿐만 아니라 강점탄 값까지 치솟으며 투입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 수입 강점탄 가격은 톤당 201달러(CFR). 작년 10월 톤당 130~140달러를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60달러 이상 급등했다. 철광석과 강점탄을 일정 비율로 믹스한 투입원가 또한 단순 계산상 400달러를 넘어섰다.
■ 3월적까지 쭉쭉··· 계속 오른 중국산 열연
중국밀의 제조원가 부담 가중은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중국 현지 내수가격은 물론 한국행 열연코일 수출 오퍼가격도 크게 널을 뛰었다.

일례로 중국 본계강철은 지난해 마지막 열연코일(SS275) 수출 오퍼가격으로 톤당 745달러(CFR)를 발표했다. 종전보다 100달러 급등한 가격이다. 여기에 현재 환율을 곱하기만 해도 우리돈 80만원을 넘어선다. 기타 부대비용을 이것저것 더하면 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겠지만 이마저도 수요가의 비드(bid)가 있어야 수출을 검토해보겠다는 게 중국밀들의 입장이다.
이는 국내 열연업계에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대목이다. 시장 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산 열연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국산 열연 유통가격 또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중국 내수가격이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2월 21일 톤당 781달러(두께 3.0mm/상하이/증치세 포함)로 정점을 찍은 중국 현지 내수 열연 가격은 30일 기준 톤당 717달러까지 떨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동안 계속된 급등세가 연말 마감 시점을 맞아 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중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국밀의 제조원가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가격 급락 시그널로 속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혹여나 영향을 준다하더라도 현재 시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하공정 설비 ‘풀가동’··· 공급은 또 타이트
수급 균형 측면에서도 가격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고로사들의 하공정 냉연 설비가 풀(Full)가동을 앞두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까지 크고 작은 설비 수리 일정을 모두 마친 터라 자가제 열연 소비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포스코는 이달 계획된 열연 및 냉연공장 수리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공정이 모두 돌아가며 냉연 제품 쪽으로 프로덕트 믹스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월에는 광양 1열연공장 대수리 일정도 잡혀있어 단기간 공급 여력이 제한된다. 판매량 확보보다는 수익성 확보 스탠스를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의 경우도 주력 제품인 자동차강판 쪽으로 자가제 열연 소재 투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순수 공급 측면에서도 지난해 6월 전기로 열연 설비를 폐쇄하면서 외판용 열연을 생산할 여력이 상당 부분 축소됐다.

결국 1월 유통향 열연 가격은 ▲높은 제조원가 부담 ▲중국산 열연 가격 상승 ▲빠듯한 시중 수급 상황 등이 맞물려 가파른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