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형강동향] 인상의지와 불신의 경합

-가격인상안 발표에도 불구 시세 확립은 ‘아직’ -“깜깜이 시장에 가격 기준 어떻게 잡을지 고민” -일반형강, 특별판매 장기화로 유통 피해 눈덩이

2020-12-05     김영대 기자
12월이 시작되는 첫 주부터 형강시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H형강 생산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를 믿지 못하는 유통업체들이 입장차를 보이며 사실상 가격을 확정짓기 어려운 시장이 펼쳐졌다.

가격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굳이 따져보자면 이번 주 시중 H형강 유통 가격은 국산 소형 기준 76만 원~77만 원이 주를 이뤘다. 수입산의 경우 베트남산이 75만 원, 바레인산 72만 원, 일본산은 73만 원을 지켰다.

동국제강이 지난달 23일부터 77만 원의 가격인상을 주도했고 이어 12월 1일부터 현대제철이 78만 원, 한국선재, 기경산업 등 수입업계는 베트남산 76만 원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전반적으로 소폭의 상승세가 관측됐다.

생산업체들은 최근 급등하는 해외 철 스크랩 가격과 이에 발맞춰 높은 확률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국산 철 스크랩 가격을 고려해 이달 제품 가격인상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불신을 갖는 업체들이 존재했다는 게 이번 주 H형강 시장 가격을 혼란스럽게 만든 첫 번째 이유다. 가격인상보다는 마감할인에 대한 믿음만 가지고 있다보니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매출 목표를 채우지 못한 업체들과 자금 융통을 위해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업체들도 일부 등장하면서 시장의 혼란은 주 후반으로 갈수록 심화됐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에서는 아직도 가격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깜깜이 시장에서 어떤 식으로 기준을 잡고 제품을 판매할지에 대해 고민이 앞서고 있다.”라며, “시장 가격의 불확실성은 어떤 것과 비교해도 지지 않을 불안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일반형강 시장도 H형강 시장 못지않게 혼란스러운 첫 주를 보냈다. 한국특수형강은 가격인상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달했지만 동국제강과 금강철강이 앵글 특별판매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

생산업체도 생산업체지만 유통업계의 볼멘소리가 크다. 일반형강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반판매 가격으로 받은 제품마저 특별판매 가격으로 거래해야하는 부담에 어떻게든 양측 간 이견이 좁혀지길 목 빠지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