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철 스크랩 잇달아 수입 계약 ´불발´

- 현대제철 신다찌 소량 계약한 듯 ... H2 등은 계약 불발 - 1월 제강사 철 스크랩 수급 ´비상등´

2020-11-27     손정수 기자
▲ 일본산 철 스크랩 수입에 비상등이 켜졌다. 일본 철 스크랩 수출 야드
한국 제강사들의 일본산 철 스크랩 구매가 난항을 겪고 있다. H2는 사실상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 됐고, HS와 신다찌류도 가격 급등으로 1월에 사용할 철 스크랩 수입에 나선 국내 제강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레이더들과 제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강사들은 잇달아 일본산 철 스크랩 구매에 나섰지만 빈손이거나 소량을 계약하는데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남부지역의 한 제강사는 H2 수입 계약에 나섰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한 트레이더는 “일본 공급사들의 H2 오퍼가격은 FOB 톤당 2만 3,000엔을 넘는다. 그러나 한국 제강사들은 2만 1,000엔 이상 지불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제강사 구매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커 계약에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내 철 스크랩 구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신다찌와 HS 등도 협상이 이어졌지만 신통치 않아 보인다.

현대제철은 26일 신다찌 비드가격으로 3만 6,500엔(FOB)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주보다 약 2,000엔을 더 올린 것이다. 그러나 계약량은 1카고에 불과하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설명이다. 그만큼 일본 철 스크랩 공급사들의 가격 기대감이 크다는 반증이다.

또 포스코와 세아베스틸도 HS와 신다찌 구매에 나섰지만 계약 여부에 대해선 전해지지 않고 있다. 높은 가격이 제시돼 계약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공급사들의 설명이다.

공급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최근 한국행 오퍼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 제강사들이 계약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공급사들도 내수가격과 수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 1월 선적분을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 제강사들은 최근 국내 철 스크랩 유통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해 일본산 철 스크랩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도 그만큼 크다. 사실상 계약이 쉽지 않은 환경에 형성된 것이다.

문제는 일본산 철 스크랩 계약이 급감이 장기화 될 경우 오는 1월 철 스크랩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1월을 포함해 지난 5년간 제강사의 1월 구매량 중 수입 철 스크랩 비중은 19.6%였다. 9월의 16.7%와 함께 가장 낮은 달이지만 수입 계약 불발이 계속 이어진다면 국내산 철 스크랩 매입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