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사 코로나19 영향과 평가··· KG동부제철 여영달 상무

- “예상 외 변수 ‘코로나19’··· 변화 위한 경험으로” - 모바일 접근성 개선 등 비대면 마케팅 역량 강화

2020-11-26     최양해 기자
2020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올 한해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코로나19’다. 철강과 수요산업은 물론 우리 일상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오죽하면 기원전‧기원후를 일컫는 BC와 AC가 ‘비포 코로나(Before Corona)’와 ‘애프터 코로나(After Corona)’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한다. 이런 코로나19가 우리 철강업계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국내 주요 철강업체 마케팅 임원들에게 그동안의 영향과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국내 주요 철강사 코로나19 영향과 평가>는 네 번에 걸쳐 연재된다. 세 번째 기업은 KG동부제철이다. 질의에는 여영달 상무(마케팅실장)가 답했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 여영달 KG동부제철 마케팅실장(상무)
Q> 코로나19는 철강과 연관 수요산업 뿐만 아니라 일상 자체를 바꿔 놓았다. 코로나19로 KG동부제철이 맞은 가장 큰 경영환경의 변화는 무엇이었나?

A>
그동안 기업들은 무역 규제나 환율 등 잘 알려진 변수를 전제로 시나리오를 짜고 대비책을 준비해왔다. 코로나19는 그 누구도 예상조차 할 수 없는 변수로 전 세계 모든 기업과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이번 경험으로 평상시 기업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 예를 들어 제품 수출을 위해 해외 출장을 가고, 고객을 만나서 상담하는 등의 일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배웠다. 판매량의 절반 수준을 수출하는 KG동부제철 입장에서는 수주 활동과 고객 관리를 위한 출장이 불가능해진 점은 큰 변화고 도전 과제라 할 수 있다.

예전이라면 생각도 못했던 화상 회의를 해외 고객들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공장과의 업무 협의도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업무 방식의 변화가 일시적이지 않고, 향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Q> 코로나19가 수익성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한 한해였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A>
회사 수익성에 미친 영향을 계량하긴 어렵지만,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건 분명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감소하여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었고, 이런 영향은 수출 쪽에서 두드러졌다. 앞서 계약했던 주문들에 대해서 납기를 늦춰달라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재무 측면에서는 2019년 진행한 투자 유치로 재무구조가 이미 크게 개선됐고, 전년 대비 손익 또한 개선되어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은 크지 않았다.

Q> 코로나19로 원료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아졌다. 원료 매입과 관련하여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궁금하다.

A>
올해 열연코일(HR) 가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 이후 단기간 급락한 후, 최근에는 반대로 급등하는 등 폭 넓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런 상황이 제조원가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원료 구매 가격이 움직인 부분을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데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수요 위축 탓에 원료 가격 상승분을 100% 전가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원가 인상분을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계속해서 고심하고 있다.

Q>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지속할 것으로 보는가? 그렇지 않다면 회복세로 보는지?

A>
앞서도 말했지만, 계절적 성수기인 2분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Lock down‧봉쇄 조치)으로 판매에 큰 타격을 받았다. 내수와 수출 할 것 없이 모두 판매에 어려움이 컸지만, 특히 수출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도 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 시 어려움을 일부 상쇄해준 면이 있었고, 내수 판매도 수입재 유입이 줄어든 반사효과를 경험했다.

4분기에는 전반적인 수요가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섣불리 전망하기 어렵다. 다만, 많은 전문가가 전망하는 것과 같이 백신과 치료제의 준비가 현실화하는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수요 위축에 따른 기저효과도 맞물릴 것으로 본다.

Q>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비대면 영업 마케팅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비대면 마케팅과 관련하여 실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고객 케어(Care)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들의 긴급 납기, 품질 관리 요구 등을 반영한 ‘특별 주문 관리 제도’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밖에도 비대면이 강조되는 영업 환경에 맞춰 고객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시스템의 환경을 개선했고, 향후에도 변화된 환경에 맞는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Q> 스마트화, 무인시스템 등 코로나19에 따른 생산‧설비 쪽에서의 변화는 없는가?

A>
KG동부제철 당진공장은 건설 당시부터 전(全)공정 자동화를 구축했다. 원료 투입부터 제품의 생산, 저장, 출하까지 모든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앞서 더 높은 단계의 스마트 공장 전환을 추진 중이었다.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 운전 및 스마트 설비 관리가 되는 지속 가능한 공장’을 지향하기 위해서다.

일례로 AI(인공지능)를 적용한 지능화 제어 시스템을 통하여 원료 불량을 감지하고, 전기아연도금라인의 부착량을 정밀 제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생산 데이터의 축적과 품질 요인을 관리할 방침이다.

Q> 재택근무와 유연 근무제 등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재까지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지 궁금하다.

A>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럽게 진행한 재택근무는 스스로 준비하여 근무 방식을 능동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단순히 일하는 공간과 업무 공유 방법을 바꾼 수준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원 입장에서도 그렇고 관리자 입장에서도 불편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근무 방식 변화에 대한 고민을 심도 있게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Q> 포스코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은 전반적으로 어땠는지, 매뉴얼화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끝으로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나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KG동부제철은 WHO의 팬데믹 선언 이전부터 주요 업무의 연속성 확보, 비상시 경영 및 업무 공백 최소화를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 비상대응계획’을 마련해뒀다. 지난 8월 중순 대규모 확산에 따른 수도권 방역 대응 2.5단계가 시행됐을 때도 이런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외부인과의 사내 대면 미팅을 중단했고, 내부 인력들의 사업장 간 이동 최소화, 화상 회의 실시를 통해 내부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현재도 우려되는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하여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 회의 시 개인 간격 유지 등 준비된 매뉴얼을 기반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