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중국 철강재 수출 분석 및 전망

- 냉연, 도금 등 고부가제품 수출비중은 늘고, 선재, 빌릿 등 저부가제품 수입 급증 - 2020년 강재 수출량은 5,350만톤 예상...내년에는 더 늘어날 듯

2020-11-20     김홍식 부사장
중국의 철강재 수출이 얼마나 될 것인가는 우리의 지대한 관심사다. 향후 중국의 철강재 수출(물량 및 가격)은 코로나 19가 얼마나 빨리 종식되느냐, 이후 세계 경제, 특히 중국경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중국 수출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현재 내수가격 강세를 이어가면서 수출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실제 내수 증가속도는 미미하며 공급능력을 감안했을 때 수출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있다.

본지는 2회에 걸쳐 이를 집중 분석해 보고자 한다. 각각 중국과 한국 시각에서의 분석이다.
먼저 중국 마이스틸연구소(MRI)의 분석 및 전망 자료다.[편집자 주]

1. 2020년 수출입 시장 분석
중국 해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10월 중국 강재 수출은 403만9,000톤으로 전월대비 21만 2,000톤이 늘었으나, 전년동월 대비 15.5%가 감소했다. 1~10월 누계기준 수출량은 4,442만5,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9.3% 감소했다.

반면 10월 수입은 193만2,000톤으로 전월대비 95만 3,000톤이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88.5%나 급증했다. 1~10월 누계수입량도 1,770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9%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강재 수출은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2006년부터 중국은 순 수출국이 됐으나 2009~2020년 강재 수출은 선(先) 증가 후(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6년 연속 증가 후에 2015년에는 가격 우세를 앞세워 사상 최고치인 1억1,240만톤을 기록했다.

2017년~2019년은 공급 측 개혁과 노후설비 폐쇄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에는 수출이 눈에 띄게 줄고 수입은 대폭 늘었는데,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 해외 수요는 감소한 반면 내수 수요는 증가

코로나 여파로 전 세계 제조업 원자재구매지수(PMI)는 하락하는 등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해외 수요가 위축됐다. 2020년 1~9월 해외 조강소비는 전년동기대비 13.1%나 줄었다.

수요산업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과 일본 등의 자동차공장 가동률이 70%까지 떨어졌다. 해외 수요의 지속적인 약세는 중국 강재수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 영향으로 수요산업 생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이미 생산됐거나 계획된 강재 생산 분이 내수 수요 위축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저가 수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국이 코로나에서 벗어나면서 수요업체 생산이 늘어나자 역으로 해외 제품이 중국으로 대량 수입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 수출입 품목 구조 변화 발생

공급 측 개혁 이후 국가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장려하고 저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2018년 일부 철강제품에 대해 잠정관세를 철폐했고, 2019년에는 STS와 도금강판 제품의 수출 환급세를 13%까지 인상했다.

이러한 정책은 효과가 있었다. 냉연박판과 도금강판, 전기강판, 무계목강관 등의 수출비중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7년 도금강판 수출 점유율은 16.3%였으나 20년 9월에는 21%로 늘었다.

올 들어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도금강판 수출 감소폭은 11.5%로, 중후판, 봉선재, 열연 등이 30% 이상 하락한 것에 비하면 적었다. 특히 가전제품 해외 수출이 늘면서 전기강판 수출도 10% 이상 늘었다.

이와는 반대로 보통강 봉형강류 등 저부가가치 제품의 수출비중은 2017년 21.4%에서 20년 1~9월 13.2%로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중국의 강재 수출은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어 수출총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또한 생산량과 품질 향상으로 수입강재의 중국내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이 자리를 중국산이 대체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2003년~2019년 총 수입량도 감소세다. 그 중 도금강판과 냉연강판 수입재 점유율은 2017년 각각 23.3%, 19.2%에서 2020년 9월에는 10.5%, 14.5%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선재와 열연강판은 각각 9.1%, 21.2%에서 15.5%, 37.9%로 늘었다.

금년 상황은 특수하다. 강재 수입이 대폭 늘었지만, 증가 폭이 큰 것은 모두 저부가가치 제품이다. 예를 들어 빌릿, 보통강 봉형강류 등으로 중국의 강재 수입구조가 저부가가치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몇 년간 수출입 품목의 구조변화에서 보듯이 중국 철강업계는 ‘품질 우선’과 ‘구조 최적화’를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다.

◆ 수출입 가격 변화 동향

수출입 평균가격으로 볼 때 2018년~2020년 중국 강재 수출 평균가격은 고수준을 유지한 반면 수입가격은 2019년부터 크게 하락했다.

강재 수출입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다. 2020년 빌릿 수입량 급증 원인은 해외 시장 강재 가격이 코로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인 반면 중국은 코로나를 조기 퇴치하면서 제조업 생산이 늘었고, 강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가령 4, 5월 장쑤(江苏)성, 저장(浙江)성 지역 빌릿 수입가격은 중국산보다 30~100위안이 저렴했다. 이 때문에 4~6월 빌릿 수입이 급증했다. 수입재 도착 기간이 20~45일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6, 7월에 도착되는 빌릿 수입량은 대폭 늘어날 것이다.

올 들어 중국 철강재 시장은 수요 호조와 원료가격도 강세에 힘입어 가격도 강세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감소는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점이 원인이다.

◆ 국제 무역에서 중국산 반덤핑 증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중국산 철강재 수출은 더 많은 경쟁과 반덤핑 조사에 직면했다. 올 들어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는 더 많아져, 9월에만 12건에 달한다. STS 열연 코일과 형강류, 무계목 강관 등이 대표적인데, 중국의 적극적인 수출에 타격을 줬다.

◆ 새로운 퇴세율 환급정책은 수출 자극
앞서 서술한대로 현재 중국의 강재 수출은 부가가치가 높은 (중간정도)프리미엄 제품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수출이 해마다 줄고 있고, 올 들어서는 수출 감소폭이 20%에 달하면서 중국 철강사들의 대외 무역 비관론이 심화되고 있다.

수출 환경이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출세 환급 정책을 통해 강재 수출을 촉진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올 10월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수출입 관련 전문보고서 4편을 작성해, 부가가치세 환급 비율을 높이고 소득세 산정 방법을 통일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서우강(首钢), 바오우(宝武), 안강(鞍钢) 등 9개 철강사 명의로 제안을 하고, 상무부가 허가를 하는 형식인데, 오염물 초저배출을 완성한 기업에게 환급을 해 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관심을 모았던 스크랩 수입과 관련해서, 협회는 등급을 보완하고, 양질의 스크랩 가공업체를 육성해, 스크랩 회수 과정의 질서를 확립하고 스크랩 업계의 난립 문제를 해소하는 등 내년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크랩 수입에 대비할 것을 제안했다.

2. 중국 강재 수출 전망
결론적으로 강재 수입이 대폭 증가한 것은 코로나19가 해외 강재 가격 상승을 제한했기 때문이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최근 해외 강재 가격이 점차 상승하면서 중국 내수가격 우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금년 4분기와 내년 철재 수입량이 현저히 감소하여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금년 4분기 수입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출의 경우 마이스틸은 9, 10월 주문이 늘면서 11, 12월 수출량은 늘어날 것으로 본다. 2020년 총 수출량은 5,350만톤 전후로 예상한다. 내년 수출은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백신 개발이 목전에 있고, 곧 대중화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

내년에 전염병이 효과적으로 완화되면, 대부분 국가가 생산이 늘면서 대량의 강재가 필요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외 강재 소비는 생산보다 앞서기 때문에 중국의 강재 수출도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