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 재압연사, 3분기에도 웃었다

- 2분기 대비 롤 마진 축소에도 호조 지속 - 전년 동기비 제조원가 하락이 주요 원인 - 제조원가 감소폭 따라 업체별 희비 갈려

2020-11-18     최양해 기자
국내 냉연 재압연사들이 올 3분기 좋은 판매흐름을 보였다. 2분기보다 롤 마진이 축소되긴 했지만, 호조세를 이어갔다.

본지가 냉연 단압 상장 3개사(동국제강, KG동부제철, 포스코강판)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동국제강과 KG동부제철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른 만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제조원가 하락이 손익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제품군 중에서는 ‘컬러강판’이 수익성 개선에 앞장섰다. 2분기에는 건재용 컬러강판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면, 3분기에는 가전용 컬러강판 판매가 빠르게 회복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아래는 업체별 별도 기준 경영실적을 요약한 내용이다.

■ 동국제강, 수익성 위주 판매로 ‘날개’

동국제강은 올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모두 크게 개선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한 1조 1,19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8% 증가한 69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7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6.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포인트 상승했다. 동국제강의 냉연도금 판재류는 전체 제품 판매 비중 가운데 40%(컬러강판 35%, 도금강판 5%)를 차지하는 만큼 실적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가전제품 소비가 회복되면서 가전용 컬러강판인 ‘앱스틸(Appsteel)’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컬러강판 원판용 소재로 쓰이는 GI(용융아연도금강판) 자가 소비 비중을 늘리는 등 고부가 컬러강판 판매 확대에 힘썼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안심진료소 시공 현장에 항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 납품을 시작하고, 보는 방향에 따라 색상과 모양이 변하는 ‘카멜레온 강판’ 등 신제품 출시를 지속하며 시장을 선도한 점도 빛을 발했다. 전반적으로 수익성 위주 판매에 집중하며 성과를 거뒀다.

제조원가 측면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 3분기 원재료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1% 낮았다. 작년 3분기 톤당 75만원 수준에 구입한 원부재료를 올해는 톤당 67만원 수준에 구입했다. 원가 부담 경감 효과가 컸다.

같은 기간 제품 판매가격 또한 작년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감소폭이 제조원가 감소율보다 크지 않았고, 8월과 9월 잇달아 가격 인상에 성공하며 스프레드를 유지하는 데 힘이 실렸다.

■ KG동부, “기업 체질 개선활동 주효”

매 분기 어닝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보여주고 있는 KG동부제철은 3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 3분기 KG동부제철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1.6% 급증한 262억원. 이 기간 매출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5% 껑충 뛴 5,431억원으로 호조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2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포인트 성장했다.

회사 측은 호실적을 올린 배경으로 ‘기업 체질 개선활동’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강관사업부를 과감히 정리하고,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집중했던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가전 시장이 호황을 겪으며 가전용 컬러강판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고, 시장 주도권을 갖고 있는 건재용 컬러강판 매출 비중도 증가했다고 곁들였다.

아울러 식관용 석도강판 판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저장 식품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판단된다.

이밖에 합병과 분할을 통해 특수성을 갖춘 신규법인을 설립한 점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일례로 5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에 시달리던 KG동부E&C(옛 건재사업부)를 올해 6월 독립‧분할함으로써 영업이익 흑자 전환 성과를 냈다.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제조비용을 절감하는 등 업무 방식을 개선한 결과다. KG동부E&C는 올 3분기 2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근본적으로는 동국제강과 마찬가지로 제조원가 부담을 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KG동부제철의 3분기 원재료 구입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낮아졌다. 작년 3분기 톤당 61만원 수준에 사들였던 열연코일을 올해는 톤당 55만 3,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평균 판매가격 하락도 뒤따랐지만, 8~9월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롤 마진 보존이 이뤄지면서 이익을 냈다.

■ 포스코강판, 아쉬움 남긴 제조원가 부담감

포스코강판은 앞선 두 회사와 조금 다른 성적을 거뒀다.

올 3분기 포스코강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4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또한 동반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5.3% 줄어든 2,178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35억원을 마킹했다.

시장과 관련한 호전적인 이슈가 다른 업체와 동일했다고 가정할 때, 희비는 원자재 수급 구조에서 갈린 것으로 판단된다. 제품 포트폴리오 상 다른 변수도 있겠지만, 다른 재압연사보다 제조원가 부담을 크게 덜지 못했기 때문.

포스코강판의 3분기 원재료 구입 가격은 평균 74만 5,000원/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수준이다. 동국제강과 KG동부제철이 전년 동기 대비 9~10% 제조원가 부담을 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크지 않다. 풀하드(FH)와 용융아연도금강판(GI)을 소재로 사용하다 보니 열연코일 비중이 높은 경쟁사보다 제조원가 개선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전년 동기 대비 제품 판매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감소폭 자체만 놓고 보면 다른 업체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지만, 제조원가 부담을 줄이지 못한 만큼의 손실이 뒤따랐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임가공 물량이 늘면서 평균 판매가격 하락에 일부 영향을 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