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업계, 예측 가능한 시장으로의 전환

-4월 이후 제강사 고시가격 대비 시세 ‘대동소이’ -재고 증감에도 시중 유통가격 등락 폭 크지 않아 -유통업계, 향후 유통 마진 확보 방안 마련 촉구

2020-10-30     김영대 기자
철근 시장이 예측 가능한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제강사 고시가격과 시중 유통가격 간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다. 제강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스틸데일리 DB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약 6개월 간 제강사 고시가격과 유통가격 간 가격 차이는 2만 원을 초과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상으로 봤을 때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등락 폭이 이토록 안정적인 시기는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례적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과거와 달리 재고의 증감에도 불구하고 시중 유통가격의 등락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제강사의 원칙마감 기조가 시장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실제 지난 4월 제강사 재고가 10만 톤 중반을 유지했을 때에도 시세는 폭등하지 않았으며, 지난 8월 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재로 인해 재고가 30만 톤 이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 유통가격은 기존과 동일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제강사 측에서는 이처럼 예측 가능한 시장을 만들었다는 데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가장 우선시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아직 남았지만 예측 가능한 시장이 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시장이 된 철근 시장이 향후 해결해야할 문제 중 가장 첫 번째는 마진이 남지 않는 유통구조에 대한 변화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중 유통가격이 제강사가 고시한 가격과 차이를 좁히고 있지만 여전히 유통업체들의 마진 확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 업계의 심각성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아직 제강사도 이렇다 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으며, 유통업계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악화로 부실 유통업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시장을 흔드는 변수가 많아지는 셈이다.”라며, “유통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마진 확보 방안에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