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홈쇼핑 시대 막 열리나 (上)

- 클릭으로 주문하는 철강재를 꿈꾸다 - 비대면 시대 맞이해 비용절감 등 기대감 높아 - 철강 거래 풍토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 많아

2020-10-29     유재혁 기자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당장 내일 아침에 먹을 한끼의 식사는 물론 당장 필요한 화장실의 휴지에 이르기까지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문 ㄱ 결제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BtoC 소비재 중심의 전자상거래가 과연 철강업계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철강이라는 품목 특성상 BtoB 제품이라는 점과 ‘당월 주문, 익월말 입금’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철강업계의 결제 관행 그리고 여기에 무엇보다 대면 선호 방식의 영업 및 주문이라는 품목의 한계 등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철강제품의 전자상거래 전환 움직임은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거래 방식 전환 움직임 꾸준

이 같은 기존 철강 거래 관행에 머물러 있지 않기 위해 적지 않은 업체들이 적극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야드(www.eyard.net)는 국내 철강 관련 B2B 서비스를 시작해 자금조달에서부터 구매대행, 직구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 제공과 모바일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시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충남스틸(www.cnst.co.kr)도 지난 2016년 기존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만 할 수 있었던 시스템을 공동구매와 경매, 역경매와 중고장터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오픈했다. 내부 직원만 사용하던 인트라넷을 수요가에게 확대하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지난 2017년에는 국내 최초 철강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을 지향하며 스틸맨(www.steelman.co.kr)이 런칭한 바 있다. 기존 국내서 선보였던 단순 거래 형태에서 벗어나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이름을 걸고 B to B와 B to C 거래가 모두 가능한 양방향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대덕강업이 제작한 철강재 온라인 스토어 ‘스틸1번가(steel1st.co.kr)’ 는 2018년 서비스를 오픈한 이래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소량이라도 현장에서 바로 필요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역 거점 철강업체들과의 업무도 제휴하는 것은 물론 높은 재구매율 등 고객 편의성까지 검증됐다는 설명이다.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중인 철강 전자상거래 사이트 ‘스틸트레이드(www.steeltrade.co.kr)’
지난 2019년 11월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철강 전자상거래 플랫폼’스틸트레이드(www.steeltrade.co.kr)’를 출시했다. 오픈마켓 시스템을 도입해 공급자의 제품 등록부터 판매와 운송, 구매자의 제품 구매와 결제까지 플랫폼 안에서 진행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지난 7월에는 국내 철강 전자상거래 업체인 신스틸, 충남스틸, 대덕강업, 스틸맨네트웍스와 각각 ‘철강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사의 사이트를 상호 배너 형태로 연결하고 협업사 제품을 교차 등록하는 등 온라인 거래 정착을 위한 상호 협력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세아제강지주 역시 지난 7월 각파이프 온라인 직거래 풀랫폼 ‘에스에스다이렉트(SSDirect)를 론칭했다. 구조관 업계 최초로 구축한 각파이프 제품 판매 온라인 플랫폼으로 고객이 모바일 및 PC를 통해 실시간 견적 확인부터 구매 및 배송은 물론 당일 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철강 전자상거래 규모는?

국내 철강 전자상거래 시장은 그간 꾸준한 성장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정확한 온라인 거래 시장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만 국내 제조업체들이 유통시장으로 판매하고 있는 철강재, 그 가운데서도 극히 일부 물량만 전자상거래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거래량은 극히 적을 것으로 추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철강재 시장 수요 자체가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결국 말단의 수요가가 이전의 유통업체를 건너 구매를 추진하는 경우가 현재로썬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확대되거나 하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매년 물량면에서 크게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기존 시장구조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는 못해 보인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배송전 입금이라는 전자상거래의 기본 거래 구조 역시 국내 시장에서 정착하기에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도 많은 것도 현실이다.

거래량이 적다보니 전자상거래의 기본 매력요인이라 할 수 있는 가격적인 메리트 역시 확보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여전히 극복해야만 하는 단점이 되고 있다.

아직 철강 거래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철강업체들이 전자상거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관리와 거래의 편리성과 더불어 비용 절감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