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가격, 구체제로 회귀?

- 수도권 영남 가격차 벌어져 ... 특수강용 · 철근용 가격차 확대

2020-10-29     손정수 기자
철 스크랩 가격이 다시 예전 체제로 분화하기 시작했다.

올해 국산 철 스크랩 시세의 가장 큰 특징은 영남과 수도권의 가격 차액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관리비용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특수강업체들의 구매가격과 철근 제강사의 구매가격이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철 스크랩 시장은 다시 과거 패턴을 찾아가고 있다. 구 가격 질서로 돌아가는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수도권 철근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톤당 31만 원 전후이다. 현대제철의 특수강용 Q등급의 경우 32만 원을 다소 상회한다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설명이다.

영남지역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톤당 32만 원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수도권과 달리 가격이 하락할 조짐은 없다. 수도권 제강사들이 지난주에 구매가격을 내리면서 영남과 수도권의 가격 차액이 1만 원 가량 벌어진 것이다.

수도권과 영남지역은 과거 적게는 톤당 1만 원, 많게는 3만 원정도 차액이 발생했다. 과거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남으로 수도권 철 스크랩이 유출되기도 했다.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당분간 현 가격 차액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특수강과 철근 제강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생철A 구매가격은 톤당 35만 원(경인 철 스크랩 기준), 중량A는 톤당 34만 원대 초반이다. 반면 인천지역 제강사의 생철류 리스트 가격은 32만 원 정도이다. 세아베스틸의 운반비를 빼면 3만 원 전후의 가격 차액이 발생하고 있다.

통상 세아베스틸과 수도권 철근 제강사간의 가격 차액은 톤당 1만 5,000원~2만 원 정도였다. 세아베스틸과 포스코의 구매량이 급감하면서 한때 철근용보다 싸게 거래되기도 했지만 8월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서 다시 타이트한 공급상황을 보이고 있다. 가격차액도 예전 수준을 넘어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역별 용도별 가격 차액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가격차가 사라진 것은 현대제철이 수입에서 국산으로 구매 중심을 이동하면서 수도권 지역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기존 구매 전략은 변화가 없다. 다만 10월들어 영남권과 수도권의 가격 차액이 벌어진 것은 현대제철이 10월부터 인천공장의 2개의 전기로가 보수에 들어가면서 소비가 급감한 탓이 크다. 현대제철의 전기로 보수가 11월 중순에 끝날 예정이어서 보수 종료를 전후해 가격차이가 다시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제철은 수입보다 국내가 싸다면 국내산을 구매를 강화하겠다는 변화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최근 지역별 가격 차액이 생긴 것은 다분히 일시적인 수급 상황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특수강용과는 가격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수강용 철 스크랩의 관리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데다 세아베스틸의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철 스크랩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 공장들이 코로나19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어 당분간 높은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급 철 스크랩의 수요 증가로 가격차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별 가격 차액은 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특수강용과 철근용은 차액이 유지되거나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