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철근동향] 제강사 웃고, 유통 울었다

-실수요‧대형 현장 위주 거래시장 호조세 -유통업체 중심 바닥수요는 상대적으로 잠잠 -다음주 바닥수요 및 가격상승 여부 판가름

2020-10-17     김영대 기자
제강사와 유통업계 간 온도차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한 주였다. 제강사는 긍정적인 분위기, 유통업계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시중 유통가격 추이만 보면 부정적인 부분이 더 수긍되는 상황이다. 이번 주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67만 원(이하 즉시현금, 고장력 10mm)으로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수입산 철근도 마찬가지다. 큰 변화 없이 63만 원 수준이 대세를 이뤘다.

기계약 물량을 보유한 제강사 위주로 출하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 유통가격이 상승할 만큼의 신규 수요가 발생하진 않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주로 제강사와 거래하는 대형 건설사 수요는 늘어난 반면 유통업체와 거래가 많은 중소형 건설사 수요는 상대적으로 잠잠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보다는 상황이 나아진 것을 확실하지만 계절적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며, “신규 수요가 대량으로 발생했다면 벌써 가격이 꿈틀거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강사 재고도 20만 톤 초반 수준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말과 비교해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수입산 철근도 마찬가지다. 수입산 철근은 지난 8월과 9월 기상악재로 인해 입항을 하지 못한 물량이 몰리면서 지난주보다 되레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가운데 유통업체들의 우려는 점차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면서 매출 확보가 어려운 와중에 과거와 달리 제강사의 원칙마감 기조가 강하게 버티고 있어 쉽사리 가격을 내릴 수는 없는 형국이다.

결국, 마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시중 유통가격 상승을 기대해야 하지만 바닥수요가 부족한 현 시점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철근 유통시장에서 가격상승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바닥수요 부족으로 너도나도 매출압박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업체가 앞장서 가격상승을 주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다음주 시장은?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면서 제강사는 웃었고 유통업계는 울상을 지으며 한주를 마무리했다. 적어도 11월 말까지는 특별한 연휴 없이 계절적 성수기가 지속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다음주 바닥수요가 살아날지 여부를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다음 주 호조세를 누리고 있는 실수요 거래에 유통 거래까지 활발하게 이뤄지게 된다면 판매원가 수준까지 가격상승도 노려볼 수도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