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철근 유통 노마진 시대 언제까지?

-원칙마감 기조 하에 판매원가 이하 시세 지속 -과거 기계약 수주 잔여 물량으로 손해 상쇄 -“근본적 문제해결 없이는 업계 모두 피해볼 것”

2020-10-15     김영대 기자

10월 들어 시중 철근 유통가격이 제강사의 인상분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시장이 안정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유통업체의 노마진 판매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강사들의 유통향 판매가격은 67만 5,000원,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67만 원을 형성하고 있다.

두 가격 간 차이는 5,000원으로 유통과정을 거치며 가격이 올라가는 일반적인 시장과는 다르게 유통과정을 거치며 가격이 되레 줄어든 형국이다.

월말 제강사가 금융 이자비용 명목으로 5,000원 남짓한 할인을 적용한다손 치더라도 운영비와 인건비 등의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도저히 마진이 남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체가 이처럼 마진을 남기지 않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 중 가장 유력하게 지목되는 것은 과거 계약해 놓았던 가공 및 프로젝트 물량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제강사가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 중단을 선언하기 이전에 계약된 물량들이 아직 남아 수익을 보전해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기계약된 가공 및 프로젝트 물량들이 언제까지고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업계에서는 제강사가 지난 4월부터 공식적으로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남은 물량이 얼마 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사실상 대다수의 유통업체들이 과거의 학습효과를 통해 제강사의 기조가 시장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이 그릇된(?) 믿음으로 이미 가공 및 프로젝트 물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버티기 식 운영을 펼치고 있는 유통업체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원칙마감만 고수하다가는 제강사나 유통업계 모두 피해를 안게 될 것”이라며, “원칙마감에 더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