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향 후판 수요, 내년이 더 걱정

- ‘16년 수주 절벽 이후 후판 수요 급감 경험 - 수주 회복중이지만 조선향 후판 수요 부담 가중 우려

2020-09-24     유재혁 기자
국내 조선업체들의 신규 수주 실적이 연초 계획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수주감소가 내년 조선향 후판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월 글로벌 전체 선박 수주량은 812만1,905 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7만CGT에 비해 5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악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던 2016년 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당시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8월까지 누계 발주량은 955만7,471 CGT, 522척을 기록한 바 있다.


그나마 전세계 발주량은 ‘16년 당시보다 감소했으나 우리나라의 수주량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월 누계 수주량은 2016년 당시 111만660 CGT, 39척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238만9,658 CGT, 75척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연간 수주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는 것은 물론 수주 실적 감소는 이듬해 관련 조선향 후판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6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실적은 221만 CGT로 큰 폭으로 줄었고 993만4,000톤 이었던 후판 명목소비 역시 이듬해인 2017년 736만7,000톤으로 크게 축소된 바 있다.

하반기 들어 수주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가 2016년 수주실적에 비해 우리나라의 수주실적이 개선된 것은 분명하지만 내년 조선향 후판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수주감소와 이에 따른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잔량 및 건조량 감소가 불가피해질 경우 이에 따른 조선업체들의 구매량 조절이 이어지고 이는 다시 후판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요인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요 부담으로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통분담 차원의 인하를 실시한 바 있는 후판업체들로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하기 위해 노력중인 대형 LNG선 프로젝트들이 좋은 결과로 연결돼 향후 조선향 후판 수요가 증가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