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형강 비KS를 둘러싸고 있는 무의미한 공방전

2020-09-21     김영대 기자
▲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최근 일반형강 시장에 비(比)KS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업체 간 찬반이 나뉘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는 와중에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만 있는 형국이다. 최근 각자도생의 가격방침이 도출되며,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원인도 비KS 문제가 발단이 됐다.

비KS 제품 생산을 찬성하는 쪽은 조선용으로 사용되는 저가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반대 측은 가격이 저렴한 비KS제품이 조선용이 아닌 일반재 시장에도 유입되면서 시장 가격을 흐려놓고 있다는 주장이다.

내용을 들어보면 양쪽 다 충분히 타당한 이야기다. 각자의 위치에서 입장이 다를 뿐 틀린 말은 없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우선 비KS 제품을 생산하고 일반재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자. 건설기술진흥법에서 KS기준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품목은 철근과 H형강, 6mm 이상의 건설용 강판 등 3가지 품목뿐이다. 일반형강은 모두 빠져있다.

이를 토대로 살펴봤을 때 KS인증이 일반형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S인증 없이도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면 일반형강 시장에서 KS의 존재가치는 사실상 극히 미미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KS규격이 오버스펙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궁극적인 문제해결방법은 무의미한 소모전보다는 KS인증을 규격을 바꾸기 위한 생산업체들의 협의와 노력에서 비롯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일반재로써 일반형강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주무부처에 알리고 KS기준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방법을 강구해야하지 않나싶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역시 생산업체 간 협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협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데에 동의한다. 그렇다고 이대로 시장의 혼란을 묵인한 채 각자의 목소리만 내고 있는 상황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에 대해 누가 쉽사리 긍정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