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변동성··딜레마에 빠진 STS 시장

- 최근 6년간 연간 월별 가격흐름 천차만별 - 2020년 변수 다발 주의 구간 돌입 - 가격상승 예상 높은 가운데 판매는 안 되는 딜레마 직면

2020-09-16     손연오 기자
스테인리스 가격 예측이 쉽지 않은 구간에 돌입했다.

9월 들어 판매는 정체를 맞이했으나, 가격은 상대적으로 고점을 유지 중이다. 니켈은 변동성을 높인 상태지만, 장기적으로는 강세장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국내외 공급도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연말까지 국내외 모두 가격이 상대적 강세장을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실제 수요가 뒷받침이 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자 업계의 불안감과 근심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6년간 본지 월 평균 유통 가격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모두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데이터에 기반하여 예측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2015년의 경우 연초부터 연말까지 지속적인 하락장을 보였던 해로, 당시 중국산 수입재 유입이 정점을 이뤘던 시기이자 니켈가격이 약세장을 보였던 해이기도 했다.

2016년의 경우는 지난 2015년과 정반대의 양상이 펼쳐졌다. 연초부터 8월까지 상대적인 낮은 가격대가 이어져오다가 9월을 기점으로 12월까지 고공 행진을 이어간 후 다음해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2016년은 3분기 이후 중국발 구조조정과 함께 환경규제에 따른 가격급등이 연출되며 4분기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이러니하게도 2016년 연평균 니켈가격은 9,609달러로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해다. 다만 당시 4분기의 주목할만한 특징점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규제에 따른 감산과 가동중단으로 중국 내수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며, 중국 내수가격도 급등세를 보였다.

비슷한 시기 페로크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니켈보다 페로크롬이 제품가격을 리드해갔던 시기이기도 했다.

2017년의 경우 2016년과 또 다시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16년 4분기 급등폭을 다시 반납하고 6개월 간 내리막세를 형성한 후 하반기 상승 흐름을 보이며 V자 곡선을 형성했다. 2017년도 이상징후가 발생했다. 1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니켈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제품가격을 이끌어갈 것처럼 보였으나, 중국에서 이상반응이 먼저 감지됐다.

통상적으로 니켈가격의 변동에 따라 움직였던 내수 가격이 11월 초 니켈가격의 상승세에 연동하지 않은 것. 중국 내수가격은 11월 이후 다시 하락세를 연출하면서 다음해 1월까지 약세를 보였다.

2018년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가격의 변동성의 거의 없던 한해로 평가된다. 그나마 2015년과 가장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4분기 하락폭은 2015년보다 좀 더 낮게 나타났다. 2018년의 경우 니켈가격의 약세와 중국과 인니산의 경쟁 및 국내 판매 구조 과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지지부진했던 한 해를 보낸 것으로 평가됐다.

2019년의 경우는 6년래 연평균 거래가격이 가장 높은 한 해였다. 2분기 다소 부진이 있긴 했지만 하반기까지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연결해왔다. 특히 7월부터 10월까지 니켈가격의 강세장이 형성되면서 거래가격도 강한 연동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3개월 상승장 이후 올해 3월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 2020년 변수 다발 주의 구간 돌입

올해 2020년의 경우 참 힘든 국면이 발생했다. 니켈의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주요 연관 수요산업의 침체와 경기 부진이 동반됐다. 그러나 원료가격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격강세장과 변동성을 높이며 원가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6년 동안과 다른 점은 국내와 전 세계가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지만, 중국의 경우 나 홀로 수요 성장세와 함께 내수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국내에도 변수가 산재하고 있다.

포스코 등 메이커들에서 8월을 전후로 주문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며, 중대형 유통의 국내 및 수입산 재고의 결품이 일부 늘어나고 있고, 10월적 이후 수입계약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0월 이후 국내 공급될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높은 편이다.

최근 3개월간의 가격인상으로 수요단에서의 가격저항감이 형성되긴 했지만, 수급 불균형 영향이 10월부터는 직접적인 체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이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9월 안으로 무역위원회의 스테인리스 판재류 AD 조사개시 발표가 유력시 되고 있다.

이에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10월 길게는 연말까지도 국내 유통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점진적인 상승장을 예상하고 있다.

물론 니켈가격과 국내와 중국 내수의 실질 수요 회복 혹은 개선 여부도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동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가격강세장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판매 부진 체감이 짙어지면서 쉽게 예측을 하며 전략을 짜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간 스테인리스 시장의 흐름은 공식처럼 흘러가지 못했다. 그리고 그동안 니켈과 중국발 변수가 수없이 돌출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수급의 원활한 개선이나 중국과 인니 등의 가격정책 및 판매 변화도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3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변동성은 사실상 최고조로 높아진 상태다. 스테인리스 업계의 재고운영 및 판매 전략 그리고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