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철 스크랩] 9월 약세 가능성 커 · 하락폭이 관건

-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대 변수...단기 조정에 그칠 듯

2020-09-04     손정수 기자
9월은 8월 폭풍의 끝자락이다. 8월 가격 급등으로 단기 고점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을 갖고 있다. 9월 시장에 대해 전망해 봤다. [편집자 주]


1. 지난 10년간 9월 가격 변동은?

9월은 전통적으로 상승 기운과 하락 기운이 교차하는 시기이다. 지난 10년간 9월 KSSP 월평균 가격은 8월 대비 5번의 상승과 5번 하락했다. 월 평균 가격으로는 상승과 하락을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간 변동을 기준으로 한다면 대체로 상순보다 하순 가격이 낮았다.

10년간 8월말 대비 9월말 가격이 높았던 것은 2010년과 2017년 두 번뿐이다. 2012년과 2019년 9월 마지막 주는 8월 마지막 주보다 무려 2만 9,000원과 2만 6,500원이나 낮았다.

기존 패턴대로라면 9월말 철 스크랩 가격은 8월 말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가격 하락은 대체로 9월 첫째 주가 4회, 둘째 주가 6회, 셋째 주가 7회, 넷째 주가 6회, 다섯째 주(10월 첫째 주)가 6회이다.

10년간 주간 가격 변동은 첫째 주가 -1,299원, 둘째 주 -1만 1,850원, 셋째 주 2만 2,667원, 넷째 주 2만 3,322원, 다섯째 주 +5,817원으로 집계됐다.

가격 하락의 시작은 대체로 9월 둘째 주였고, 9월 셋째 주와 넷째 주가 가격 하락의 골이 가장 깊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수요와 공급은?

최근 5년간 9월 보통강 전기로 강 생산은 7월 대비 9.0% 감소, 8월 대비 2.7% 줄었다. 이렇게 본다면 9월 보통강 전기로 강 생산은 116만 톤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보다 5.4% 감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10월에 집중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생산량은 8월 수준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철 스크랩 다소비 산업인 8월 철근 판매는 65만 톤에 그쳤다. 9월에는 81만 5,000톤으로 늘려 잡았다. 업체별 생산도 8월 수준이거나 대체로 1만 톤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보통강 전기로 강의 생산량은 예년과 달리 8월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판재특수강도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의 전기로 열연 생산 감소 등 소비 감소 영향도 있지만 세아베스틸의 생산량 증가(5만 톤 -> 15만 톤), 포스코의 완전 가동 체제 전환에 따른 소비 증가 등이 소비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급은 코로나19로 과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소비는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이 과거 9월보다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된다.


2. 가격은?

당초 유통업체들은 8월 가격 상승액을 톤당 4~5만 원 정도로 봤다. 실질 가격 상승 액은 수도권이 약 6만 원, 남부지역은 4~5만 원 정도 올랐다. 판재특수강용도 6만 원 전후 상승했다.

한국 철 스크랩 시장은 단기 고점 징후가 뚜렷하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3,000톤~5,000톤으로 소비보다 입고량이 많다. 수도권도 현대제철 3개 주력 공장에 3만 톤 이상 입고되고 있고 동국제강도 7,000톤 넘게 납품되고 있다. 유통량만 보면 단기 고점 징후가 뚜렷하다.

또 유통업체들이 계약구매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 스크랩 가격의 분수령은 8일과 9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8일은 현대제철이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날이고, 9일은 일본 간토철원협동조합의 9월 입찰이 있는 날이다.

현대제철은 8일 구매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8월에 철 스크랩 가격 상승액이 제강사의 예상보다 컸다. 반면 철근 가격이 동결돼 제강사의 수익성 압박이 상당하다. 제강사들은 현대제철의 인하 발표를 기점으로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가격 인하는 9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집중된 것을 생각한다면 인하는 7일 주간, 혹은 14일 주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제는 인하가 아니라 인하의 강도인데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큰 폭의 하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코로나19로 산업활동이 위축돼 시중 발생량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9월 유통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완료되면 비축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자금 수요를 고려하면 9월 하순까지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들도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시중 유통량이 잠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고 조심스러운 가격 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10월은 추석 연휴 이후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변수는 국제가격이다. 터키의 수입 가격과 일본의 수출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가도 변수다. 터키의 수입 가격은 올해 최고 가격을 경신 중이고, 일본의 수출 가격도 소비자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도 중국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120달러 이상에서 고공비행 중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흐름을 생각할 때 철 스크랩은 조정을 받더라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