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장 코일센터,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웠다

- 상반기 영업이익률 열연센터 1.0%, 냉연센터 0.1% - 2분기 코로나19 직격탄 맞으며 주요 지표 악화일로

2020-09-04     최양해 기자
▲ 올 상반기 국내 열연·냉연 코일센터가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출고 대기 중인 코일들
올 상반기 국내 상장 열연‧냉연 코일센터들이 대체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여파를 직격으로 맞은 2분기 실적은 더욱 처참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선전한 업체가 있긴 했지만, 대다수는 저조한 실적에 허덕였다. 지난달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 코일센터 9개사의 실적을 바탕으로 조금 더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열연 상장 5개사, 1만원 팔아 100원 남겼다
상장 열연 코일센터 5개사(대동스틸‧문배철강‧삼현철강‧한일철강‧동양에스텍)는 올 상반기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업체의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1.0%, 통상 1만원 어치를 팔아 100원을 남기는 데 불과했다.

주요 지표도 모두 좋지 않았다. 우선 이들 업체의 올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 줄어든 3,854억 1,300만원을 기록했다. 5개사 가운데 매출이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토막 났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 물량이 줄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가 적었던 셈이다.
개별 업체별로도 어려움이 컸다. 매출액 기준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본 곳은 동양에스텍이다. 올 상반기 711억 3,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7% 감소한 3억 8,000만원에 그쳤고,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본 곳은 삼현철강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56.3% 줄었고, 순이익은 5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7.4% 감소했음을 고려하면 매출 대비 수익성이 저조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은 5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현철강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3%로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2%대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4.8%)보다는 크게 떨어진 수준이긴 하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자리에 머물렀다.

반대로 가장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곳은 한일철강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 폭을 소폭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가중됐다. 한일철강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동기보다도 0.2% 포인트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열연 코일센터들이 구매단가 대비 판매단가에서 손해를 보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비싸게 사서 싼 값에 팔았기 때문이라는 것.

문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통향 열연 수요는 코로나19발 경기침체가 절정을 이루던 4월 이후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2분기 내내 건설과 기계 등 주요 수요산업 회복이 늦어지면서 유통가격도 바닥을 쳤다. 열연 코일센터들은 울며 겨자 먹기였다. 가격이 떨어지기 전 구매했던 재고분을 저렴한 값에 팔아치울 수밖에 없었다.
냉연 상장 4개사, 평균 영업이익률 0.1%
사정이 어려운 건 열연 코일센터뿐만 아니었다. 포스코 상장 냉연 코일센터 4개사(경남스틸‧대창스틸‧금강철강‧부국철강)도 보릿고개를 넘었다. 참고로 상장 냉연 코일센터에 현대제철 냉연 코일센터를 포함하지 않은 건 철강 유통‧가공업 단일 실적으로 분류가 모호해서다.

본지가 포스코 상장 냉연 코일센터 네 곳의 경영실적을 종합한 결과 이들 업체의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감소한 3,468억 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 급감했고,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업체별로는 편차가 있었지만, 4개사 모두 2%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들 업체의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0.1%, 작년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2.1%)과 비교하면 급격한 추락이다.

냉연 유통업계는 예상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은 4~6월 실적이 반영되면서 비교적 선전했던 1분기 실적이 빛바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상반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2분기 저조한 실적이 악영향을 준 것만은 사실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과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가전 등 연계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관련 고객사의 크고 작은 부도도 잇따랐다”면서 “유통가격은 바닥을 치고, 판매량도 저조하니 손익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본 곳은 대창스틸이다. 올 상반기 678억 5,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 또한 지난해 상반기 2.7%에서 올 상반기 –4.3%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국지엠과 쌍용차 연계물량 비중이 높은 만큼 타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로 큰 손해를 본 업체는 경남스틸이다. 올 상반기 1,283억 4,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2.3%에서 올 상반기 1.3%까지 떨어졌다.

경남스틸의 경우도 자동차, 가전 연계물량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인근 지역 완성차향 판매가 줄다 보니 매출과 손익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아직 감가상각이 진행 중인 광양 1‧2공장과 신규투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1분기 깜짝 선전했던 금강철강과 부국철강은 2분기에도 비교적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었지만, 동종업계의 어려움이 컸던 것에 비하면 호실적을 거뒀다.

먼저 금강철강은 올 상반기 771억 4,2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창스틸을 반기 매출 3위 자리로 밀어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에서 방어선을 구축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작년 상반기 1.7%에서 올 상반기 1.9%로 소폭 상승했다.

부국철강은 4개사 중 가장 작은 매출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645억 3,500만원을 상반기 매출액으로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유일한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상반기 0.9%에서 올 상반기 1.0%로 조금 올랐다.

냉연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자동차 연계물량 등 주요 수요처가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코일센터마다 다른 영업전략과 연계 판매 비중, 예기치 못한 회계 상 변수가 차이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