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장 코일센터,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웠다
- 상반기 영업이익률 열연센터 1.0%, 냉연센터 0.1% - 2분기 코로나19 직격탄 맞으며 주요 지표 악화일로
2020-09-04 최양해 기자
열연 상장 5개사, 1만원 팔아 100원 남겼다
상장 열연 코일센터 5개사(대동스틸‧문배철강‧삼현철강‧한일철강‧동양에스텍)는 올 상반기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업체의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1.0%, 통상 1만원 어치를 팔아 100원을 남기는 데 불과했다.
주요 지표도 모두 좋지 않았다. 우선 이들 업체의 올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 줄어든 3,854억 1,300만원을 기록했다. 5개사 가운데 매출이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토막 났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 물량이 줄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가 적었던 셈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본 곳은 삼현철강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56.3% 줄었고, 순이익은 5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7.4% 감소했음을 고려하면 매출 대비 수익성이 저조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은 5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현철강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3%로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2%대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4.8%)보다는 크게 떨어진 수준이긴 하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자리에 머물렀다.
반대로 가장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곳은 한일철강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 폭을 소폭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가중됐다. 한일철강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동기보다도 0.2% 포인트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열연 코일센터들이 구매단가 대비 판매단가에서 손해를 보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비싸게 사서 싼 값에 팔았기 때문이라는 것.
문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통향 열연 수요는 코로나19발 경기침체가 절정을 이루던 4월 이후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2분기 내내 건설과 기계 등 주요 수요산업 회복이 늦어지면서 유통가격도 바닥을 쳤다. 열연 코일센터들은 울며 겨자 먹기였다. 가격이 떨어지기 전 구매했던 재고분을 저렴한 값에 팔아치울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어려운 건 열연 코일센터뿐만 아니었다. 포스코 상장 냉연 코일센터 4개사(경남스틸‧대창스틸‧금강철강‧부국철강)도 보릿고개를 넘었다. 참고로 상장 냉연 코일센터에 현대제철 냉연 코일센터를 포함하지 않은 건 철강 유통‧가공업 단일 실적으로 분류가 모호해서다.
본지가 포스코 상장 냉연 코일센터 네 곳의 경영실적을 종합한 결과 이들 업체의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감소한 3,468억 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 급감했고,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업체별로는 편차가 있었지만, 4개사 모두 2%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들 업체의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0.1%, 작년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2.1%)과 비교하면 급격한 추락이다.
냉연 유통업계는 예상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은 4~6월 실적이 반영되면서 비교적 선전했던 1분기 실적이 빛바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상반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2분기 저조한 실적이 악영향을 준 것만은 사실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매출과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가전 등 연계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관련 고객사의 크고 작은 부도도 잇따랐다”면서 “유통가격은 바닥을 치고, 판매량도 저조하니 손익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큰 손해를 본 업체는 경남스틸이다. 올 상반기 1,283억 4,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2.3%에서 올 상반기 1.3%까지 떨어졌다.
경남스틸의 경우도 자동차, 가전 연계물량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인근 지역 완성차향 판매가 줄다 보니 매출과 손익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아직 감가상각이 진행 중인 광양 1‧2공장과 신규투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1분기 깜짝 선전했던 금강철강과 부국철강은 2분기에도 비교적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었지만, 동종업계의 어려움이 컸던 것에 비하면 호실적을 거뒀다.
먼저 금강철강은 올 상반기 771억 4,2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창스틸을 반기 매출 3위 자리로 밀어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에서 방어선을 구축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작년 상반기 1.7%에서 올 상반기 1.9%로 소폭 상승했다.
부국철강은 4개사 중 가장 작은 매출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645억 3,500만원을 상반기 매출액으로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유일한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상반기 0.9%에서 올 상반기 1.0%로 조금 올랐다.
냉연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자동차 연계물량 등 주요 수요처가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코일센터마다 다른 영업전략과 연계 판매 비중, 예기치 못한 회계 상 변수가 차이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