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예고된 현대제철, 봉형강 유통은 ‘노심초사’

-수익과 직결되는 급격한 정책기조 변화 우려 -시중구매 및 구매선 확대 등 자구책 목소리 제기

2020-08-05     김영대 기자

최근 영업본부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이후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향후 움직임에 봉형강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봉형강 품목을 담당하는 건설강재사업부는 사업부장급 임원과 철근‧형강영업실장급 임원이 모두 교체되면서 가장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봉형강 시장 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위치를 고려해봤을 때 그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러한 가운데 봉형강 유통업계는 불안한 시선으로 이번 임원인사를 바라보고 있다. 비영업맨이 주축이 되는 이번 임원인사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급격한 정책 변화가 자칫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수적인 봉형강 시장에선 변화라는 단어 자체를 꺼려하는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우려는 현대제철의 가격정책 기조가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아직 모든 것이 안개속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익을 냈던 봉형강 부문 임원들이 모두 교체됐다는 점에서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봉형강 유통업체들은 가공마진과 유통마진, 창고 운영 마진 등을 창출하는 판재류와 달리 오로지 유통마진만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그리고 수익구조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봉형강 제품을 판매해서 마진을 남긴다기보다는 제품을 판매한 뒤 제강사의 할인에 기대여 수익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정적인 가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세와 물량에 맞춰 탄력적으로 가격을 책정한 뒤 제강사와의 협의를 통해 할인을 받고 그 과정 안에서 마진을 확보하는 식이다.

이처럼 다소 왜곡된 시장구조에 대해 현대제철 내부적으로도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되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아가 이번 건설강재사업부 임원인사도 제강사의 할인 정책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봉형강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칙대로 하자면 유통 단계를 거칠 때마다 제품가격이 상승하며, 유통마진을 확보하는 것이 맞지만 그간 관행처럼 이어졌던 수익구조가 현대제철의 정책기조 변화로 한 순간에 무너지게 되면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그는 “현대제철의 정책기조 변화에 대비해 시중구매를 늘리거나 현대제철 외에 다른 제강사로 구매선의 다양화를 꾀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제철의 새로운 정책기조를 앞서 살필 수 있는 시발점은 8월 초 마감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당 기간에 맞춰 유통업계의 요구도 다양하게 개진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