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강관 수요 개선 기대감 낮은 이유는?

- 코로나19 등 수요산업 위축으로 국제유가도 약세 지속 - 주춤해진 내수에 수출 확대 어려움까지 이어져 부담

2020-08-04     유재혁 기자
올해 강관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산업 경기 약세와 더불어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으로 힘겨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매년 제자리 수준인 내수 수요를 대신해 적극적인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무역제재를 비롯해 수주경쟁 심화로 수익성 저하에 몸살을 앓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반기 시장을 살펴보고 올해 수요 개선 기대감이 낮은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 큰 변화 없는 내수 시장

국내 강관 수요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점 한가지 가운데 하나는 바로 내수 시장 규모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이후 국내 수요는 매년 320~350만톤 수준을 유지했고 수입량 역시 50~80만톤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수출이었다. 지난 2010년 150만톤 수준이던 수출은 2014년 313만톤까지 확대됐다가 다시 감소하면서 지난 2019년에는 138만톤까지 축소된 바 있다.

결국 전체 강관 수요 변화의 핵심은 수출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였으며 내수 시장은 큰 변화없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줄어든 수출은 내수시장에서 국내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과 이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업체들의 수출 확대를 어렵게 만들어 놓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1.5%나 급감한 91만1,636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수출 역시 급격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출 확대 어려움은 국내 시장에서 업체간 치열한 수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더 치열해진 수주경쟁, 돌파구는?

문제는 이 같은 수출 부진을 돌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나마 상반기 수입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역시 국내 수요 위축이 수입 감소의 주요인임을 감안한다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후 상하수도관 교체에 따른 수요를 기대할 순 있겠지만 건설 경기 자체가 위축돼 있어 신규 수요 확대를 보장하기 어려운 데다가 구조관시장에서는 국내외에서 중국산과의 경쟁이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상반기 기준 국내 강관업체들의 생산 및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생산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3% 감소한 238만5,007톤을 기록했다. 하절기 비수기를 거치면서 수주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할인률 축소 그리고 이에 따른 가수요 등을 기대하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강관업계, 新성장 동력 찾아야

수출 확대 어려움이 이어지고 내수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강관 업체들은 국내 수요 확대를 위한 구색맞추기용 설비 증설에 나서기도 했다.

기존 대형 배관재 업체 가운데 하나인 세아제강은 동아스틸 인수 이후 구조관 시장 진출과 더불어 각파이프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을 론칭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대제철도 2017년부터 OEM 방식으로 구조관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줄어든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만으로 실질적인 위기돌파는 불가능 한 것이 현실일 것이다.

강관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국제유가 역시 언제 회복될 수 있을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수출 시장에서는 무역제재 강화 가능성 등으로 물량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결국 범용 제품 생산중심인 현재의 생산체계를 고기능 코팅강관 등과 같은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 맞는 체제로 변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물량 확대와 매출 증대보다는 철저한 수익중심의 제품 생산 체제를 갖추는 동시에 ICT와 그린 에너지 등 유망 연관 산업에 철저히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절실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