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시장 방어"..광일금속 최홍구 전무

- 2%대에 머물던 영업이익 제고가 최우선 - 지난해 냉연 슬리터 라인 추가 도입..가공재 전용 출하 제품 전담 - 무역구제 조치를 통한 시장방어 필요..전후방 산업 간 Win-win 생태계 조성

2020-05-26     손연오 기자
지난해 광일금속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광일금속의 최홍구 전무를 만나 지난 여정들과 국내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포스코와의 협업 등 올해 광일금속의 영업전략과 비전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 광일금속 최홍구 전무
Q>광일금속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 회복이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을 시기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극복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A>18년도의 적자 요인 분석이 먼저인데, 광일금속은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매출 년 2천억원 이상에 당기 순이익이 1백억원에 달하기도 했던 탄탄한 재무구조 속에 성장하고 있었지만 중국의 공급과잉,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영향 등 글로벌 악재는 피할 수 없어 매출액 절반 수준으로 줄게 되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됐다.

그 이후 체력은 빠르게 회복했지만 매출 외형을 원상 회복하기가 답답할 정도로 힘들었다. 이를 타개하고자 18년도에는 판매량 확대 우선 정책을 추진 한 결과 동종 업계에서 원성도 많이 들었고 수익성 회복도 곤란하게 됐다.

이에 지난해에는 전략을 바꾸어 설비가동률 제고를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는데 전념했다. 특히 임가공 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5ft Hair Line 설비 경쟁력을 공유하면서 하반기에는 포스코의 하공정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품질과 시스템을 구축하여 임가공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설비가동률 향상 및 수익 증대로 연결됐다.

Q> 올 한해도 수요산업 경기 영향과 각종 무역 규제 및 코로나 19 확산 영향 등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올해 광일금속의 주요 경영 목표와 주안점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 무모한 가공판매 수량 확대보다는 관련사와의 Win-Win을 위한 가공설비 쉐어링 개념으로 발상의 전환.

b>A> 올해의 영업 목표는 2%대에 머물러 있는 영업이익의 제고이다.

가공센터로서 갖추어야 할 설비 인프라는 주간근무 기준으로 연간 8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을 갖추었지만 가동률 저하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업이익 제고를 위하여 크게 두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었는데, 가동률을 향상시켜 제조경비 원가를 낮추거나 가동률에 맞추어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비용을 줄이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가동률 향상이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실행하는 방안으로 치열한 국내시장 경쟁 체제 하에서 무모한 가공판매 수량 확대보다는 관련사와의 Win-Win을 위한 가공설비 쉐어링 개념으로 발상을 전환하여 임가공에 임하게 됐다.

가동률 향상을 통해 고정비를 절감하고 저가 출혈 경쟁을 지양하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해 나가게 됐으며, 이러한 설비 공유를 통하여 경쟁적 추가 설비 도입을 자제하는데 적게나마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국내 거래선들이 요구하는 품질수준에 대응하면서 축적된 기술과 기능들을 활용하여 해외 시장에 가공 수출을 활성화 시키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미중 갈등으로 인한 무역장벽의 강화,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위축으로 해외로 수출되던 가공품들이 우리 제품의 경쟁력과 관계없이 수출이 제한되어 전반적인 판매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향후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빠른 시간 내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길 바라는 바이다.

Q> 국내 수입시장의 파이도 상당 수준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광일금속의 경우 포스코 지정 코일센터이기도 했지만 과거 수입재 사용 비중도 꽤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광일금속의 소재 매입과 관련한 정책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A> 현재의 동반 관계가 이루어 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는 생각이다. 소울메이트 관계로 유지되던 해외 MILL들과의 관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하여 국내 Mill과 코일센터 간 신뢰를 쌓아 가며 가치를 발굴하는 과정들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과거에는 수요량의 30~40%는 수입재로 충당하였지만 포스코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생산 스펙 범위를 확충하고 국제 가격과의 괴리가 큰 강종 엑스트라 등을 개선하여 우리가 수입재를 성약할 이유가 없도록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며 개선해 왔다.

부수적으로 따라온 성과로는 재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외 원거리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기에는 물류의 흐름과 납기 등을 고려할 때 약 3개월 분의 재고 보유가 필요했지만 현재에는 주간 단위로 수요량을 예측하여 조달 가능 함으로서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그 결과 재고 회전율을 3에서 9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

내후년 쯤에는 회전율을 12 이상으로 설계 가능할 것 같다. 자금의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매입 단가가 동일할 때는, 아니 조금 높더라도 단가차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효과도 경험하게 됐다.

▲ 광일금속 녹산공장의 헤어라인 설비

Q> 더불어 코로나19 이슈와 관련하여 스테인리스 시장과 광일금속 등 유통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이에 대비한 내부적인 방침은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A> 당면한 문제로는 1, 2차 밴더들에 묶여있는 제품들로 인해 자금 흐름이 경색되고 재고가 소진되지 못하는 동맥경화 현상인데 이것은 단위 사업장에서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산업 전반에 걸쳐 경제 활동들이 재개 되어야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광일은 2월초에 시나리오별 방역 계획을 수립하면서 재고 감축에 들어갔고 현재 목표 수준에 도달했기에 몸은 가벼운 상태이다.

Q> 스테인리스 국내외 경쟁환경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가(비용)절감과 매입과 원가경쟁력 등을 높이기 위한 광일금속의 계획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A> 중복되는 이야기 이지만 설비가동률과 재고 회전율 증가이다. 매입 가격이 동일한 시장에서 내부적으로 원가를 줄이고 나면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되고 게임 체인저로서의 위치에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이와 관련하여 광일 금속의 설비 투자 및 보완 계획 및 임가공 운영 방침에 대해 듣고 싶다.

A>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소량 다품종 주문에 응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설비의 효율성에 장애로 작용한다. 코일센터는 제조업 특성 외에 서비스 체제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수시로 변화하는 주문 사양들에 대응하려면 프로세스 루트와 Product Mix 둘을 놓고 수많은 조정과 고민이 있어야 허수가 아닌 정확한 설비 여력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 여력을 임가공으로 충당하면서 지속성을 고려한 설비 투자를 계획해야, 실수가 없게 된다고 본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 지난해에 냉연 슬리터 라인을 추가로 도입하여 녹산공장 표면 가공재 전용 또는 슬리팅 만으로 출하되는 제품 및 임가공 소재들을 전담하여 소화해 내면서 내부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 포스코와의 적극적인 수입방어에도 불구, 밀려드는 수입재에 냉연 판매 위축 불가피

Q>마지막으로 시장에 대한 조언이나 의견 한 말씀 부탁 드린다.

A>개인적으로 올해가 스테인리스 산업에 종사한 지 37년이 되었지만 지금과 같이 어려움이 계속되는 영업환경은 처음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발 공급 과잉에 있다고 생각한다. 18년 글로벌 STS 공급능력은 대략 6천만톤으로 수요 4천3백만톤 대비 1천7백만톤을 이미 초과한 상태에서 중국/인니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이 급속하게 확대됐다.

인니는 STS 내수시장 규모가 크지 않으며, 중국 내수시장 역시 포화인 상황에서 양 국가는 전세계 수출 확대를 통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코자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18년 하반기부터 한국시장은 이들로 인해 영향을 더욱 크게 받게 되면서 수입재로 인해 국내 시장 질서가 파괴되고 있으며, 국내 Mill의 시장이 많이 위축되었다.

19년부터 시작된 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산과의 판매가격 차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수입재 방어를 위한 포스코의 적극적 가격 대응과 GS강 공급에도 불구하고, 냉연 판매가 위축되는 등 광일금속의 영업전략은 큰 효과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18년 5월 인니 청산의 스테인리스 공장 가동 이후, EU 등 세계 각국은 초저가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 질서를 유지하고자 무역 구제조치를 시행 및 검토 중에 있으며, 심지어 공급과잉 발원지의 하나인 중국조차 지난해 STS 반제품과 열연 제품을 대상으로 덤핑 관세를 부과하여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무런 무역장벽 없이 수입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 국내 철강업체 및 관련 수요업계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일부 수입제품은 대형 유통상과 실수요, 열연과 냉연제품의 가격차이를 유사 수준으로 제시하며, 기존의 제강밀-냉연밀-코일센터-실수요로 이어지는 Supply Chain 생태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됐다.

이제 국내시장은 무분별한 출혈 가격 경쟁시장으로 변모되고 있으며 수입상의 천국이 되어 버렸기에 업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제232조로 시작한 인니산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한 무역구제 조치는 중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수입국으로부터 연쇄적 규제를 유발하고 있다.

이미 시장 수요의 절반 이상을 수입재에 내준 한국도 더 늦기 전에 무역구제 조치를 통한 시장방어와 스테인리스 시장 내 전후방 산업 간 Win-win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시장 최전방 일원으로서 강조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