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철 스크랩 시장 잇단 악재 "어쩌나?"

- 포스코 4월 구매 중단 이어 현대제철 A 전기로 사실상 폐쇄 수순 - 세아도 전기로 일시 가동 중단 검토 ... A급 한달 수요 25만 톤 이상 줄어들 듯

2020-05-25     손정수 기자
▲ A급 철 스크랩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 생철
A급 철 스크랩 시장이 제강사의 잇단 가동 중단이라는 악재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생철을 대표로한 A급 철 스크랩 시장의 주력 소비처는 현대제철, 포스코, 세아베스틸 등이다. 2019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이들 업체들의 소비 급증으로 A급 철 스크랩 몸값은 천정부지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비가 줄어들면서 A급 시장도 동반해 위축됐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발생량 감소로 타이트한 수급을 보였던 A급 시장이 제강사의 가동 중단 혹은 구매 중단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인 곳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올해 월 6만 톤 정도 구매를 해 왔지만 4월13일부터 구매를 중단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광양 3고로 화입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구매 재개 시점을 말하기 어려운 상태다.

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에도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A열연 가동을 6월1일부터 중단할 것으로 전해진다. A열연은 월간 약 10만 톤의 열연코일을 생산해 왔고, 올해 감산 기조가 확대되면서 7만 톤 정도로 줄었다. 이달에도 5만 톤의 열연코일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열연코일 수주가 줄어들면서 6월부터 사실상 가동이 중단 될 전망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A열연의 경우 향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다시 가동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내 전기로 열연은 포스코 동부제철에 이어 현대제철마저 경쟁력 약화로 사실상 퇴출 위기에 빠진 것이다.

현대제철의 A급 철 스크랩 소비 감소는 열연코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특수강 생산도 생산능력의 절반에 불과하다. H형강도 국내 수주 불안과 수출 수요 감소 등으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6월에 약 2만 톤 정도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제철과 함께 대표적인 A급 철 스크랩 소비처인 세아베스틸도 감산을 결정했다.

세아베스틸은 적게는 이번주부터 7월 초까지 최소 11일, 최대 22일간 전기로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거나 일부 확정을 했다. 세아베스틸의 한달 철 스크랩 소비량은 16만 톤 정도여서 10만 톤 전후의 소비 감소가 단기간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베스틸의 전기로 휴동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와 에너지용강재 그리고 수출에서 모두 수요가 줄면서 재고 조정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다. 세아베스틸이 7월부터 생산량을 다시 늘릴 가능성은 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남아 있어 7월 이후 소비 증가를 장담할 수 없다.

결국 국내 A급 소비는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A급 철 스크랩의 월간 소비량은 최소 25만 톤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가 월간 6만 톤, 현대제철이 열연과 특수강에서 9만 톤, 세아베스틸이 8만 톤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H형강 등에서 소비가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잇단 A급 소비처의 감산과 휴동으로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지고 있는 A급 시장에 이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 A급 철 스크랩 발생도 코로나19 영향으로 크게 줄었다. A급 철 스크랩 주력 공급선인 자동차공장들이 가동 중단이 속출하면서 타이트한 공급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을 필두로한 A급 주력 수요처들의 잇단 감산 결정으로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