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철 스크랩] 상순 강세 · 하순은 유동적

- 제강사의 소비 부진 vs 적은 발생량 상수 위에 심리적 요인이 변수 - 일본 철 스크랩 수입가격도 단기 고점 진입 중

2020-05-06     손정수 기자
▲ 골든위크와 낮은 가격에 대한 불만으로 5월 초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순에는 제강사의 수입 준비와 수급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인천 북항에 쌓인 철 스크랩
5월 철 스크랩 가격이 상순 강세, 하순 횡보 가능성이 크지만, 변동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들은 하순까지 강세 혹은 강보합세를 예상하고, 제강사들은 중순 이후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수요와 공급

- 연중 최대 성수기 같지 않은 성수기’

국내외 철 스크랩 시장은 보기 드문 수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철 스크랩 소비와 발생이 모두 평소보다 적다.

대표적인 철 스크랩 다소비 산업인 철근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5월에도 소비 정상화는 어려워 보인다. 주요 제강사들은 4월 수준의 생산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재고가 20만 톤 이어로 매우 적은 편이어서 생산은 4월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는 85만 톤 전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보다 약 20만 톤 정도 적다.

철근 제강사의 5월 철 스크랩 소비량은 4월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형강류는 감소 가능성이 크다. 동국제강이 완전 가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현대제철이 수출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출 감소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또한 열연강판도 생산 감소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포스코가 구매를 중단했고, 현대제철도 한 달에 7~8만 톤 생산하는 전기로 열연 생산을 줄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고로사들은 용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감산이 불가피해 철 스크랩 구매를 줄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철 스크랩 소비는 4월보다 5월에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 영향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공급

소비와 달리 공급은 코로나19 확산에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피해자는 자동차 공장들이고, 자동차 생산 감소로 한국과 일본의 A급 철 스크랩 공급이 크게 줄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4월16일 기준 전세계 13개 메이커의 300개 공장 중 213곳(79%)의 가동이 중단됐다. 2분기 자동차 생산 감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철 스크랩 공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현대기아차는 35.3%, 혼다 68.2%, 닛산 60.7%, 도요타 46.3% 등의 가동 중단율을 보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의 철거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월까지 보통강 전기로강 생산은 371만 톤으로 전년동기대비 7.9% 감소했다. 성수기 첫 길목인 3월은 전년동월대비 -6.7% 줄었다. 4월과 5월에도 3월보다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시중 재고는 2개월간의 재고 조정으로 바닥이 드러난 상태라는 것이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의 설명이다.

2월까지 국내 철강사들의 일반용해용 철 스크랩 구매량은 전년동기대비 6.9% 줄어든 430만 톤이었다. 국내 구매량은 0.8% 증가한 258만 톤, 수입은 33.5% 감소한 72만 톤, 자가발생은 0.2% 증가한 100만 톤을 기록했다.

제강사들이 수입을 줄이고 국내 중심의 구매를 강화하고 있다.


2. 국제가격 동향

국제가격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은 5월에 강세가 전망된다. 약 40달러 전후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미국의 내수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다. 4월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급락했지만 5월은 오히려 경제 활동 재개 목소리가 커지면서 철강공장들의 가동률 향상이 예상된다. 반면 발생량은 저조해 가격 강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수가격의 상승은 터키 등 서아시아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터키의 수입가격은 4월 초에 210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급상승해 4월 말에는 260달러를 훌쩍 넘는 급등세를 보였으며, 지난 주에는 다시 하락해 24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내수가격 상승 등으로 터키의 수입가격도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EU의 경기 부진과 유가 하락 등으로 중동 경기가 좋지 않아 철근 등 제품가격 강세 가능성이 적어 철 스크랩도 크게 오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일본은 혼조세다. 수출가격은 오르고 내수가격은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 가격 강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발생량이 저조해 위험 부담이 큰 수출에 공급사들이 소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보인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제강사의 일본 철 스크랩 구매량이 늘어난 것도 강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내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철강 공장들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또 발생도 자동차 공장의 잇따른 가동 중단과 건물 해체 지연 등으로 저조한 상태다. 공급도 수요도 저조해 가격이 좀처럼 오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3. 5월 시장을 관통하는 요소는?

5월 시장은 수급과 국제가격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철 스크랩 수요 부진이라는 밑그림 위에 상순에는 골든위크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골든위크로 일본산 공급이 위축된데다 한국 내수 시장의 저조한 발생량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대한 공급사들의 불만이 겹치면서 강세장을 연출되고 있다.

5월 중순에는 일본산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제강사들이 수급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순 이후 시장은 국제가격이 주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산 철 스크랩 가격이 강세를 이어갈 경우 한국 시장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본 내수 시장 가격이 낮아 수출 가격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다. 또 한국과 일본 모두 수요가 적어 일본 공급사들의 인상 압력도 약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일본의 수출 가격은 2만 엔(H2 FOB) 이하로 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상식처럼 얘기되고 있다. 일본 내수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2만 2,000엔(H2 FOB, 한국행 기준) 이상 오르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폭락할 가능성 또한 적어 보인다. 강세 후 횡보장이거나 약보합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시장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본다면 5월 중하순 시장은 제강사의 인하 압력과 유통업체들의 버티기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강사들은 적은 소비와 단기 급등에 따른 손익 악화를 이유로 가격 인하 시점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통업체들은 줄어든 발생량에 기대어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기 고점은 5월 상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중순 이후 하락할 것인가 횡보할 것인가는 제강사의 수입 철 스크랩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있느냐와 유통업체들의 심리적 부담감의 강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