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멈춰 서는 현대기아차, 냉연 SSC 봄날은 언제?

- 현대차 울산공장 가동 중단 이어 기아차도 휴동 유력 - 냉연 유통업계 재고 처리 및 판매 부담 더 가중될 듯

2020-04-17     최양해 기자
자동차 연계물량을 판매하는 냉연 가공센터의 초봄나기가 쉽지 않다. 국내 주요 완성차 메이커와 1‧2차 협력 부품사들의 사정이 썩 나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1위 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 판매 선전으로 버티고는 있다지만, 수출 시장 판매 여건이 악화되며 일부 공장 가동 중단을 눈앞에 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최근 소하리 1‧2공장과 광주2공장의 휴무를 두고 협의를 시작했다. 휴무 기간은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이다. 이 공장들은 주로 수출용 차량을 생산하는 곳인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문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하루 300대를 생산하는 라인의 경우 실제 생산은 150대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150대 생산분은 ‘빈 행거’가 돌아가고 있다. 공장 가동률 자체는 회복했지만 실제 생산대수는 여전히 저조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향후 상황도 장담하기 어렵다. 4월만 해도 한 달 중 열흘은 출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생산 오더(주문)가 없다. 수출용 차량 주문 건도 앞선 2월과 3월 계약한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5월 이후에는 일감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공장 가동 중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휴무 기간 임금을 보전하려는 노조 측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지만, 앞서 현대차가 수출량 감소를 이유로 울산 5공장을 5일간(13~17일) 멈춘 것 등을 고려하면 전례를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우려되는 건 생산라인을 멈추는 이유가 앞선 상황과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2월과 3월에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 공장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외부적 요인이 컸다. 반면, 현재는 수요절벽 탓에 생산을 줄이는 목적이 크다. 침체된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관련 업계의 연쇄 피해 또한 장기전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냉연 가공센터들도 손발이 꽁꽁 묶였다. 1‧2차 협력 부품업체와 출하량과 출하 시점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계획대로 물량을 밀어내려는 가공센터와 현금 유동성이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재고 부담까지 떠안을 수 없다는 부품업체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냉연유통업계 관계자는 “협력 부품사 대부분이 평소보다 가져가는 물량을 절반 이상 줄였다. 단 몇 톤만 더 가져가달라고 부탁해도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재고 처리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