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유통향 냉연 가격 인하···2분기 하방압력 시작?

- 4월 20일 주문투입분부터 톤당 2만원 인하 - 수요 침체‧중국산 오퍼價 하락 견디지 못해

2020-04-10     최양해 기자
4월을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포스코가 결국 유통향 냉연도금 판재류 가격을 하향 조정한다.

9일 냉연유통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유통향 냉연도금 판재류 가격을 톤당 2만원 내리기로 결정했다. 대상 품목은 냉연도금 판재류 전 강종, 가격 인하 시점은 4월 20일 주문투입분부터다.

냉연업계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이달 유통향 가격을 톤당 2만원 낮추겠다고 전한 현대제철에 이어 포스코까지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버티기를 이어갈 구심점이 사라졌기 때문. 본격적인 2분기 하방압력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처럼 포스코, 현대제철 등 메이커가 가격 인하 정책을 내놓은 데는 최근 급락하고 있는 중국산 냉연도금재 수출 오퍼가격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밀의 냉연도금재 수출 오퍼가격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춘절 연휴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최근 본계강철이 제시한 용융아연도금강판(1.0mm/Z120/FOB)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50달러로 춘절 이전보다 톤당 70달러 떨어졌다.

같은 기간 포두강철의 용융아연도금강판 수출 오퍼가격도 급락했다. 2월과 3월 두 달에 걸쳐 톤당 30달러가 떨어지더니, 4월 들어선 전월 대비 톤당 55달러 급락했다. 전체 하락폭은 톤당 85달러 수준인 셈이다.

문제는 가격을 낮춘다 해도 판매량이 늘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냉연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팔 곳 자체가 없다. 수요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저렴한 중국산 수입재가 물밀 듯 들어오니 걱정이 태산이다”고 전했다.

구매를 관망하는 수요가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5월에는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메이커와 유통업계로서는 이래저래 힘든 봄 나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