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냉연 재고 나홀로 역주행···車 물량 감소 영향 여전

- 4월 車 공장 가동률 회복에도 재고 적체 계속 - 판매 여건 호전됐지만 위험요소 상존에 촉각

2020-04-09     최양해 기자
지난주 중국 냉연강판 시중 재고가 전주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철근, 선재, 열연, 후판 등 주요 품목 시중 재고가 모두 줄어든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인 것.

중국 철강매체 마이스틸에 따르면 4월 2일 기준 중국 냉연강판 시중 재고(281개 도시 1,022개 창고)는 전주 대비 0.2% 늘어난 221만 5천톤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메이커 재고는 전주 대비 2.2% 줄었지만, 다른 품목보다 감소폭이 작았다. 재고를 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다른 품목보다 냉연강판 재고 감소 흐름이 더딘 이유로 자동차산업 부진을 꼽고 있다. 4월 들어 공장 가동률을 많이 회복했다곤 하지만 2~3월 생산라인 셧다운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의 자동차 생산‧판매대수는 2월을 기점으로 수직 하락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2월 한 달 중국 자동차 생산은 28만 5천대, 판매는 31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약 80%씩 급감했다.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여건이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위험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유럽에서 부품을 조달받는 중국 자동차 메이커의 경우 또 한 차례 생산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해서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건설 인프라 등에 쏠린 것도 변수다. 냉연강판 재고 소진이 다른 품목보다 정체되는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

국내 냉연업계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냉연도금 판재류 수출 오퍼가격 하락폭이 다른 강종보다 크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내 재고 적체가 계속될 경우 하방압력이 더욱 가중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춘절 연휴 이후 중국 2급밀의 냉연강판 수출 오퍼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업체에 따라선 톤당 500달러(FOB) 저지선을 지키지 못한 곳도 나타났다. 가격 하락이 시작된 춘절 이전 가격과 비교하면 톤당 30달러 이상 급락했다.

한편, 올 한해 중국 자동차 판매는 수요 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IHS마킷은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11.5% 감소한 2,160만대에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앞선 2년 간 역성장을 이어온 만큼 누적된 타격은 더욱 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