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해외 철 스크랩 납품사 지난해 악몽 재현?
- 현대제철 수입 철 스크랩 소비 급감한 듯 ... 러시아 철 스크랩 납품 연기 요청 - 일본산 계약 잔량 대폭 줄였지만 소비 급감에 직격탄
2020-04-06 손정수 기자
실제로 현대제철은 5월 선적 예정이었던 러시아 철 스크랩 납품량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러시아 철 스크랩 납품사에게 5월에 1카고씩 제한적으로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말했다. 주력인 일본 철 스크랩도 납품을 늦춰달라는 요청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이 수입 철 스크랩 납품 연기를 요청하는 것은 1) 감산에 따른 소비량 감소 2) 국내 철 스크랩 입고량 증가 3) 생산 원가를 고려한 저가 원료 우선 사용 등으로 수입 철 스크랩 사용이 뒤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업계는 “러시아 철 스크랩 배선 지연 이유로 당진제철소의 전기로 열연 감산이 주된 이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측은 “전기로 열연은 이미 30% 정도 감산을 하고 있고, 추가 감산 여부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납품 지연 요청은 일본 철 스크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의 4월 철근 판매 계획은 3월과 비슷하다. H형강도 3월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가격 정상화를 위해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철 스크랩 소비는 당초 예상을 밑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국산 철 스크랩은 잇단 가격 하락으로 납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 재고가 적어 입고 통제와 같은 가시적인 조치는 없지만 적정 소요량 이상 납품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의 국산 철 스크랩 사용 비중은 최근 7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64% 정도였던 지난해보다 약 6% 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이다.
수입 철 스크랩 납품의 완충 역할을 해 왔던 부두도 이미 포화 상태여서 수입량을 줄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듯 하다.
당분간 현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일본 등 수입 철 스크랩 소비량이 예상보다 줄어 납기 지연 요청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대제철 내부에선 H2의 경우 사업계획대로 구매를 했지만 한두 달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라고 수입업계는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일본 철 스크랩 계약 잔량은 40만 톤대 중반 수준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보다 20만 톤 가량 줄인 것이다. 평소 같으면 적정 수준이다. 그러나 철 스크랩 소비량 감소와 국내 철 스크랩 사용 비중 증가로 적정 수준인 계약 잔량 조차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해의 납품 대란이 나올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