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냉연단압 3社, 지난해 원가 부담 덜었다

- 동국 · KG동부, 원가 절감 및 수출 평균단가↑ - 포스코강판, 원가 줄었지만 판가 하락에 발목 - 아연괴 등 주요 부재료 가격도 낮은 수준 유지

2020-04-03     최양해 기자
지난해 국내 상장 냉연단압밀 3사(동국제강, KG동부제철, 포스코강판)의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가 공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해 원재료와 부재료 매입단가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원재료는 열연강판, 풀하드, 용융아연도금강판 등이고, 부재료는 아연괴, 도료 등이 주요 품목이다.

◆ 동국제강, 원가 부담 낮추고 수출價 높여
동국제강은 지난해 상장 냉연단압밀 3사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판매 행보를 보였다. 전년 대비 원자재 가격 부담은 덜고, 수출 시장에서 평균 판매단가를 높였다.

우선 원재료 평균 구매단가는 톤당 73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6.4% 낮아졌다. 톤당 50만원 정도를 절감한 것.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요 부진이 지속한 가운데 중국의 조강 생산량이 늘면서 원료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동국제강의 전체 원재료 매입액 가운데 냉연 원재료 구입 비중은 전체 1/3 수준(2019년 기준 33.5%)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강 원재료 매입액(2019년 기준 34.8%)과 얼마 차이 나지 않는다. 수익성 개선 여부의 핵심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내수와 수출 평균 판매단가는 온도차를 보였다. 전년 대비 내수 판매가격은 떨어지고, 수출 판매가격은 올랐다. 다만, 내수 판매가격의 경우도 다른 메이커보다 하락 폭이 적었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수출과 내수 모두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의 2019년 냉연도금 판재류(냉연‧도금‧컬러) 내수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1.7% 하락한 톤당 91만 6,000원, 수출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1.8% 오른 톤당 120만 5,000원으로 집계됐다. 단, 이는 동국제강의 중국 법인 DKSC 물량을 제외한 수치다.

<산출기준>
- 원재료 평균 구입단가 = 입고 전체 금액을 전체 수량으로 나눈 것
- 제품 평균 판매단가 = 운임을 포함한 단순 평균가격. 수출의 경우 수출 로컬분 포함

◆ KG동부제철, 원가 부담 절감 등 선전
작년 9월 KG그룹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KG동부제철도 원가 부담을 줄이며 선전했다. 동국제강과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원자재 가격 부담을 낮추고, 수출 시장에서 평균 판매단가를 올렸다.

KG동부제철의 2019년 원재료 평균 구매단가는 톤당 60만 6,000원으로 전년 대비 5.9% 낮았다. 톤당 38만원 정도를 절감한 셈이다. 참고로 이는 구입 비중이 낮은 BP(석도용원판), GI(용융아연도금강판)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기준으로 재압연 소재용 열연강판의 평균 구입단가로 보면 된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원재료(열연) 가격 하락에 대해 “세계 무역환경 악화로 인한 경기 둔화와 철강 수요 저성장 전망에 따라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KG동부제철의 냉연도금 판재류(냉연‧도금‧컬러‧석도) 내수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3.5% 떨어진 88만 2,000원, 수출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0.9% 오른 105만 6,000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 평균 판매단가의 경우 지난해 비교적 높은 가격에 계약이 이뤄진 미국향 석도강판이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간 계약한 수출 단가 자체가 높게 형성됐고, 연말께는 쿼터 면제 받은 물량을 추가로 수출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KG동부제철의 미국향 수출 쿼터 할당량은 국내 메이커 전체 수출 쿼터의 85%인 6만 2,000톤에 달했다. 한해 평균 국내에서 전 세계로 수출되는 석도강판 물량이 35만~40만톤 수준임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비중이다.

<산출기준>
- 원재료 평균 구입단가 = 각 제품별 총구입금액을 입고량으로 나눈 평균단가. 하역비 등 수입원료 부대비용 포함
- 제품 평균 판매단가 = 각 제품별 총 매출액을 전체 판매량으로 나눈 단순 평균가격

◆ 포스코강판, 판매 가격 하락에 발목
포스코강판은 지난해 제품 판매 가격 하락에 발목을 잡혔다. 원가 부담은 타사와 마찬가지로 덜어냈지만, 평균 판매단가 하락 폭이 비교적 컸다.

포스코강판의 2019년 원재료 평균 구매단가는 전년 대비 3.7% 낮은 톤당 76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톤당 29만원 정도를 절감한 것. 원재료에 해당하는 품목은 도금강판의 원소재로 쓰이는 풀하드 강판과 컬러강판 소재로 쓰이는 용융아연도금강판 등이다.

회사 측은 원재료 구입단가가 줄어든 데 대해 “원자재 구입처 다변화 및 전반적인 철강재 가격 하락에 따른 변화”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강판의 냉연도금 판재류(도금‧컬러)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6.3% 떨어진 100만 3,000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메이커와 달리 내수와 수출을 합친 평균단가여서 정확한 비교가 어렵지만, 전년과 비슷한 판매가격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금 및 컬러강판을 더한 전체 매출액으로 대략적인 추측을 해보면 내수보단 수출에서 부침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강판의 2019년 내수 매출은 4,365억 1,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고, 수출 매출은 4,411억 8,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다.

<산출기준>
- 원재료 평균 구입단가 = 정품 구매 단가 기준
- 제품 평균 판매단가 = 운반비 매출액을 제외한 제품 매출액의 가중평균가격

◆ 아연괴 가격, 대체로 낮은 수준서 유지
필수 부재료 중 하나인 아연괴 가격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냉연도금 메이커들의 비용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 줬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비철금속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국내 아연괴 고시 판매가격은 톤당 338만 3,000원으로 전년(톤당 364만 5,000원)보다 7.2% 낮았다. 월별로도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을 제외하곤 톤당 350만원을 넘어선 달이 없었다.

특히, 6월부터 9월까지는 4개월 연속 가격이 내려앉기도 했다. 9월에는 앞선 3년 간 고시된 가격 중 두 번째로 낮은 톤당 314만 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