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철 스크랩 가격 당분간 더 내려간다!"

- 국제가격 하락과 철 스크랩 소비 둔화에 추가 하락 예상 - 유통업체 1~2회 더 하락하면 바닥(?)

2020-04-01     손정수 기자
“직전 인하보다 마음이 편하다” 제강사 구매 팀장들의 말이다.

지난 3월 중순 인하 당시 주요 제강사들은 가격 인하 성공 여부를 두고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제강사는 가격 인하를 먼저 발표해 놓고 경쟁사의 인하 소식이 없자 인하를 번복할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막판 유통량이 늘어나면서 경쟁사들이 인하에 동참해 인하 번복의 해프닝 없이 인하가 마무리됐다. 제강사들도 확신 없는 인하를 했던 것으로 읽힌다.

3월 말~4월 초 인하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안해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많이 제거된 것 같다. 가격 인하가 순조롭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강사들은 1) 국제가격이 폭락했고 2) 감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가 부진한 점을 지적했다.

철근 제강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국제가격 하락이다.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이 200달러(HMS No.1&2 80:20, CFR)에 턱걸이했다. 4년 만에 최저 가격이 된 것이다. 일본의 철 스크랩 내수가격도 도쿄스틸 우츠노미야 기준으로 톤당 1만 9,000엔에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주력 수출 시장인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수요 부진으로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제강사의 판단이다. 국제가격 하락으로 국산 철 스크랩 가격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한 상태다.

또한 철 스크랩 소비 부진도 스크랩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철근 제강사의 철근 판매량은 약 70만 톤대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재고가 5~6만 톤 정도 줄어든 것을 생각하면 실질 생산은 70만 톤대 초반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 4월 철근 판매는 약 80만 톤대 초반에 머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매월 평소보다 약 10만 톤 정도 소비가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에서만 매월 약 8~9만 톤 정도 철 스크랩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웬만한 철근 제강공장 하나의 소비가 없어진 셈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국제가격 하락, 철 스크랩 소비 부진이 철 스크랩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더 내려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통업체들도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국제가격 하락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유통업체들은 1~2회 정도 더 하락하면 시장의 저항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아직 약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회전 중심의 판매구조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