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냉연동향] 한숨 돌린 2월, 걱정 앞서는 3월

- 코로나19 확산에 주요 산업 전반 비상 - 가격 인상 추진 앞서 시장 동향 살필 듯

2020-02-29     최양해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변수라곤 생각했지만, 중국발 영향에 초점이 맞춰진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불과 한 주 만에 국내 확진자수가 2,000명을 넘어서며 국내 철강 유통시장에도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2월 마지막 주 유통향 냉연도금 판재류 시장은 다가올 3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이달까지는 메이커가 목표한 금액에는 미치지 못해도 일부 가격 인상분 반영이 이뤄졌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냉연유통업계 관계자는 “1월과 2월 두 달에 걸쳐 톤당 3만~5만원 정도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극심한 수요 침체와 전방산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급 차질을 우려한 수요가들이 구매에 나서면서 가격 인상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월부터는 가격 인상 분위기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날 시점이지만, 주요 산업 곳곳에서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향이 크다.

특히 중국산 부품 비중이 높은 자동차산업의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여파가 작지 않다. 관련 냉연코일 가공센터에서도 판매 물량 감소와 재고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가전산업도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톈진, 쑤저우 등 중국 내 일부 공장에서 생산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제품 재고가 바닥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국내 가전사의 2월 생산량이 평소보다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가전사향 물량의 경우 올 1분기 단가 협상에서 톤당 3만원 수준의 가격을 하향 조정한 바 있어 관련 철강사와 유통업체의 수익성 개선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영업활동에도 제약이 늘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철강 메이커에서는 위험지역 출장 및 외부인 접견 자제를 권고하고 있고,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곳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시장 가격에 호재가 될 만한 요소는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초 3월 가격 인상을 계획했던 냉연 메이커들도 한 걸음 물러난 분위기다. 원자재 가격 부담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는 변함이 없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시점과 중국산 수출 오퍼가격 동향을 살펴본 후 정책을 발표하겠다는 자세로 돌아섰다. 적극적인 인상 추진보다는 다소 신중하게 시장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한편, 2월 넷째 주 국산 냉연강판(현금/가공비 미포함/수도권 상차도) 유통시장 판매 가격은 톤당 70만원 초반대, 용융아연도금강판을 비롯한 각종 도금강판 제품은 톤당 70만원 후반대에 거래됐다. 중국산 수입재는 국내산 저가 제품보다 소폭 낮은 가격대에 거래됐다. 해당 가격은 업체나 지역, 강종이나 물량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