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길로틴, 모재 상승 · 수요 감소 ´이중고´

- 제강사 구매가격 하락에 길로틴 적자 판매 확산 ... 스프레드 3만 원 이하로 추락 - 제강사 감산에 길로틴 판매도 고전 중 ... 길로틴 품질 저하 등 파장도 우려

2020-02-19     손정수 기자
▲ 수도권 길로틴 가공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길로틴 작업 장면
수도권 길로틴 업체들이 이중고에 빠졌다. 제강사들의 구매량은 주는데 모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제강사의 길로틴A 구매가격은 톤당 27만 5,000원 남짓이지만 모재인 경량A의 길로틴 업체 구매가격은 톤당 22만 원 ~ 25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톤당 25만 원까지 올라 길로틴 업체들을 옥죄고 있는 것.

길로틴 업체 관계자는 “모재와 판매가격의 적정한 스프레드는 톤당 4~5만 원 정도이다. 최소 3만 원 이상의 스프레드가 유지되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제강사 구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모재 가격과 제품 가격의 격차가 3만 원 이하로 줄기 시작하면서 길로틴 업체들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길로틴 업체들은 감가상각비용과 고정비 회수를 위해 모재 가격이 높더라도 적자를 불사하고 모재 확보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 길로틴 업체 관계자는 “길로틴 설비를 가동하기 위해 모재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도권은 생활 철 스크랩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재의 공급부족이 이어지는 것은 1) 길로틴 설비의 과잉 2) 압축 등 가공설비의 과잉 등 때문으로 추정된다.

제강사 관계자는 “수년간 수도권 지역에 길로틴과 압축 설비가 많이 보급됐다. 특히 압축기가 대폭 늘어 길로틴 모재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길로틴 업체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제강사의 구매량 변화이다. 제강사들은 중량류를 선호하지만 중량류가 부족해 길로틴 제품을 함께 구매해 온 것. 제강사들은 길로틴 등급을 따 책정해 중량류 수준의 가격을 쳐 주고 있다.

그러나 철근 감산이 이어지면서 제강사의 소비량도 급감하고 있다. 반면 길로틴 공장의 증가로 길로틴 제품의 공급여력은 증가한 상태다. 이 때문에 수도권의 일부 제강사는 길로틴 제품 구매량을 제한하는 등 사실상 입고 통제가 빈발하고 있다.

길로틴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도 하루 배정받은 물량이 공급량의 1/4 수준에 불과했다”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길로틴 업체로선 모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도 안 나고, 제강사의 구매 통제로 판매도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길로틴 모재 가격의 상승으로 길로틴 제품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즉 길로틴 모재의 등급을 낮추거나 낮은 등급과 높은 등급을 섞어서 길로틴 제품을 만들 가능성이 농후해 지는 것. 업계 관계자는 “시중 모재가격을 낮출 수 없다면 길로틴 제품의 품질을 낮출 수 밖에 없다. 경량B와 경량A를 적절히 배합해 길로틴A로 납품하면 적자는 면할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