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이정환의 한눈에 보는 중국 시황

2020-02-11     이정환 천일스틸 차장
춘절이 지나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모든 강재 가격에서 급락세가 보였다. 지난주 2월3일부터 철강 시장 개장 후 일부 품목 가격은 종전 대비 최대 200~300위안 하락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제조업을 사실상 마비시켰으며, 이로 인해 한국철강 시장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4가지 정도의 이슈가 예상된다.

첫째는 납기 문제로 중국 제강사들의 자동화 수준이 한국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현장 근로자들의 공장 복귀가 지연됨에 따라 압연 및 하공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복귀 후 생산 상의 문제가 없다고 해도 인력 이동이 제한되면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중국 공장의 원자재 입고 및 제품 출고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수출 납기가 빈번히 지연되고 있으며, 특히 공용 포트를 이용하는 제강사의 경우 납기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둘째는 환율 문제다. 중국 유동성 문제의 심화로 위안화 가치가 급속도로 절하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강세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수입 플레이어들이 기존에 수입한 물량의 신용장 결제 기일을 연장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다만, 결제 기일을 연장 할 수 없는 SIGHT조건이나 전신환 조건으로 수입하는 경우 수입물량의 원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환율 변동 대비를 하지 못한 수입 플레이어들은 톤당 2~3만원의 원가 증가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 강세로 인해 중국의 수출 달러 가격 역시 약 10~20달러 정도 인하될 것으로 보이며, 내수가격 하락에 따라 인하 폭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향후 수입 물량을 조정함으로써 원가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셋째가 내수가격 하락이다. 중국 내 제강사 재고 및 시장 재고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건설, 토목 등 옥외 작업과 연관된 품목의 재고 증가세가 가파르다. 마스크와 소독약의 부족으로 가용 인력 규모가 현저히 부족하고, 중국 정부의 조업승인을 받지 못한 현장 에서의 생산을 비롯한 공정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은 재고의 기하급수적 증가하로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의약, 식품 등의 필수 분야와 국가 핵심산업 부분에 대해서는 조업승인을 내주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산업의 현장에는 조업승인을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목건설현장, 조선, 강구조물 등의 산업의 수요가 급감하고, 이로 인한 내수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넷째는 국내 제조업 반사 효과다. 중국 제조업의 생산이 어려워지자, 국산 강재의 소요량이 단시일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에 시장을 내어줬던 일부 완제품 및 가공품 시장의 경우 중국산 수입 불가로 인한 국내 발주가 증가하고 있고, 단납기가 필요한 국내산 강재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2차, 3차 가공제품의 긴급 수요는 당분간 지속되겠으나 철강 압연재의 경우 중국산 수입이 급속도로 재개되면서 반짝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극복의 시점이다. 정상적인 현장조업 시스템으로 복귀하게 되면 급증했던 시장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철강재 가격 역시 상승할 것이다. 이 시점은 아무도 함부로 예측 할 수 없겠지만, 성공적인 구매전략 수립을 위한 구매결정자들의 집중과 노력이 어느 때 보다 긴요할 것으로 보인다.



■ 환율요인 : 2월7일의 최초 고시 원/달러 환율은 1,181원, 2월10일 현재는 1,187원이다. 위안화/달러 환율은 7위안 초반까지 상승해 달러 환산가격을 낮춰주고 있다. 다만 원화 입고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양국 환율의 가치가 동기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 원료요인 : 철광석 부두 출하가격(세금포함)은 급락했다. 달러로 환산시 약 86달러로 춘절 전 대비 약 13달러 정도 하락했다. 중국의 수입 철광석(62%)가격은 2월7일 기준 82.65달러로 춘절 전 대비12.75달러 수준 하락했다. 다만, 점결탄은 안정세를 보이며 1,127위안을 유지했고, 환산 가격은 약 160달러 수준이다.

현재 추정되는 용선(쇳물) 1톤당 투입 주요 원료 가격은 철광석 1.6톤에 139달러, 점결탄 0.7톤에 112달러, 총 251달러로 춘절 전 대비 23달러 하락했으며, 전월 동기 대비 11달러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 재고요인 : 지난 한주 모든 품목들이 춘절 전 대비 대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도시 대형 창고의 샘플 조사 결과, 철근은 약253만 톤이 증가한 853만 톤, 선재는 약110만 톤이 증가한 약 282만 톤, 열연은 48만 톤 증가한 약 256만 톤, 후판은 23만 톤 증가한 약 130만 톤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 간 보기 힘든 급한 증가세로, 역사상 가장 가파른 재고증가세로 파악된다.

■ 선물요인 : 2020년5월물 철근 선물은 2월7일 기준으로 춘절 전 대비 233위안 하락한 3,325위안을 기록했다. 열연 선물 역시 춘절 전 대비 201위안 하락해 3,320위안을 기록했다. 상반기 철강 시장경기에 대한 비관적 심리가 고스란히 선물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 상해 현물가격 : 상해 시장의 현물가격에 현재 환율과 환급률을 적용해 수출 FOB가격을 추정해 보면, 철근은 439달러, 선재는 465달러, 특수강봉강은 521달러로 추정된다. 열연강판은 464달러, 냉연강판은 550달러, 일반후판은 468달러를 기록했다. 춘절대비 최대 320위안까지 내수가격이 하락하였지만, 특수강봉강의 경우 아직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하락영향을 극복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비즈니스 파트너 – 천일스틸 (www.chunil-ste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