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형강 80만 원, 양보 없다” - 현대제철 조정연 상무

-작년 9월 수준 회복하는 과정, 가격인상 아냐 -수단‧방법 안 가리고 2월 80만 원 회복할 것 -가격회복 위해 재고조정…과다공급 우려 종식

2020-02-11     김영대 기자
최근 H형강 시장이 가격을 두고 시끄럽다. 현대제철이 2월 초 가격을 한차례 인상한데 이어 17일 두 번째 인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이 과정을 두고 ‘가격인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어떤 내막이 있을까. 현대제철 조정연 상무를 만났다. [편집자주]

▲ 현대제철 조정연 상무
Q. 2월 H형강 가격에 대해 76만 원은 안착할 가능성이 있지만 80만 원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드러내는 시선이 있다.

A. (조정연 상무) 최저점에서 오른 가격만 생각하면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제강사 입장에서는 아직도 마이너스다.

80만 원은 작년 9월 초 가격이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 내에서는 인상이라는 표현을 잘쓰지 않고 가격 회복이라고 부른다. 작년 상반기 수준까지 가려면 84~85만 원 수준까지 가격이 오르는 것이 맞지만 최소한 80만 원까지는 회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80만 원까지는 가격을 회복할 방침이다. 양보나 타협은 없다. 나아가 이 부분에 대해서 시장의 테스트를 당할 생각도 전혀 없다.

Q. 철 스크랩 가격이 작년 9월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서 80만 원이 합당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A. 작년 9월 H형강 가격이 80만 원일 당시 제강사의 매출구조를 보면 손익이 좋지 않았다. 2월 80만 원으로 가격이 안착되면 현재 철 스크랩가를 고려했을 때 이제야 어느 정도 적정수준에 들어오는 시점이 될 것이다. 손익을 과도하게 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적정수준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

Q. 2월 공급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압박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재고를 비교하면 작년 1분기 재고 수준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을 합쳐 총 21만 톤 정도였다. 올해 재고량은 현재 12만 톤 수준이다. 공장 개‧보수 일정도 있어서 2월 말쯤에도 재고량이 12만 톤보다 적으면 적었지 많지는 않을 것이다.

3월에 가면 정상적으로 생산이 돼서 과다공급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대제철의 경우는 평년 재고 수준만큼 물건을 쌓아두기 어렵다.

올해 1분기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작년 12월부터 생산을 축소하고 재고를 조정했다. 평소 재고량이 15만 톤 정도라면 올해는 10만 톤 이하로 낮춰놓고 시작했다.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거기에 또 한 가지 변수는 수입이다. 최근 미르사태 이후로 수입 제품 공급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1분기 누계를 해도 전년보다 확실히 적은 양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재고조정 양과 수입이 축소되는 부분을 더하면 약 8만 톤 정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최소한 3월 말이 되도 과다공급으로 인해 가격이 낮아지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Q. 통상적으로 철근과 H형강 단가를 10만 원 차이로 생각하는데 현재 철근과 H형강 단가 차이가 너무 크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A. 철근의 경우도 1,2월 단가 가지고는 손익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안다. 3월 즈음 철근 가격이 조정되면 H형강과의 차이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Q. 건자회에서도 단기간 H형강 가격이 상승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건설사 입장에서 작년 4분기에 계약한 것은 분명 손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형강에 관련해서 대부분 흑자를 봤다. 손해를 봤던 4분기 계약 일부만 가지고서 최근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갖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상반기 계약가격은 80만 원 이상이었지만 하반기 시작할 때 즈음에는 80만 원 언저리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이후 시장가격이 떨어지면서 건설사에서 얻는 이득이 많았다. 손해는 제강사가 떠안았다.

Q. 일단 80만 원 정도로 가격이 안착 되는 것이 중요하다 보는가?

A. 특별한 변수 없이 80만 원 정도면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하반기를 통해서 교훈을 많이 얻었고 회사도 느낀 점이 많기 때문에 올해 전반적으로 작년과 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변수가 생기더라도 시장을 안정적으로 끌고 나갈 방침이다.

Q. 우한 폐렴으로 인한 영향은?

A.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공사현장 가동률이 떨어져서 공사를 많이 못하고 사람이 모이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공사 지연으로 구매연기가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일부는 가격 하락 기대감으로 구매를 기피하고 있어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내수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수출은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공사 지연에 맞춰 생산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레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