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철 스크랩] ´소비 둔화 국제가격 하락이 지배´

- 제강사 2월에도 감산 이어져 ... 1월 수준 소비 전망 - 국제가격 하락에 국내 시장도 악영향 불가피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에 촉각 - 제강사 재고 불균형 대응 여부도 관심

2020-02-06     손정수 기자
2월은 제강사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월 철 스크랩 시장을 지배할 요인은 1) 국제 철 스크랩 가격 2) 제강사의 감산과 철 스크랩 소비 3) 제강사의 구매 정책과 수급 등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수가 되고 있다.

1) 철 스크랩 소비는?

2월 철 스크랩 소비는 1월 대비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큰 폭의 증가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철 스크랩 다소비 산업인 철근 생산 계획은 전월 대비 약 4만 톤 정도 증가한 65만 2,000톤 정도가 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한제강 등 주요 제강사들이 이미 생산해 놓은 빌릿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돼 철 스크랩 실질 소비의 동반 증가 가능성은 낮다.

H형강 생산도 1월 대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적다. 1월 설 연휴 등으로 장기 휴가를 보냈지만 건설경기 위축으로 제강사의 철 스크랩 소비 증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생산은 1월과 비슷한 약 23만 톤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수강 업체들의 2월 철 스크랩 소비도 1월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생산업체인 세아베스틸은 연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약 16만 톤 정도 생산을 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구매도 지난달에 이어 12~13만 톤 정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2월은 설 연휴로 철 스크랩 거래량과 수요가 급감하는 기간이었다. 다만 철 스크랩은 발생, 제강은 공장 소비라는 특성으로 소비처인 제강사에 주는 심리적 압박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설 연휴가 1월에 종료됨에 따라 2월에는 평월과 비슷한 소비 양상이 예상된다.

1월과 2월의 소비의 가장 큰 특징은 1월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대규모 감산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2월은 철근 공장을 중심으로 감산이 상순에 더 많지만 2월 전반에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형강은 동국제강이 상순, 현대제철이 하순에 각각 가동이 중단된다. 설 연휴와 휴동이 월말에 집중되면서 1월 하순 철 스크랩 시장은 심한 공급 과잉 시장이 연출됐다. 2월은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소비 부진이 2월 전반에 골고루 퍼질 것으로 보인다.


2) 국제가격

2월 국제가격은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본의 내수가격과 수출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내수가격은 토쿄스틸(東京製鐵)이 최근 열흘간 4회에 걸쳐 2,000엔을 내렸다. 아직 상승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전세계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터키가 12월 이후 약세로 전환됐다. 2월에는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터키는 300달러 초반(HMS No.1&2 80:20 CFR, 프리미엄급)을 단기 고점으로 하락을 시작해 최근에는 269달러까지 하락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고 일각에서는 단기간 250달러대로 하락을 점치기도 한다. 상승 징후는 아직 없는 상태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대만과 베트남의 수입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제품 시장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어디로 튈 것인지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중국내 철강 제품이 쌓이면서 저가 방출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이 저가 방출을 시작할 경우 철 스크랩 등 원재료 시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국 철강사들이 빌릿 등 반제품 생산과 재고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단기적으로 철 스크랩 시장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 2월 철 스크랩 시장은?

2월 철 스크랩 시장의 키워드는 국제 시장의 움직임이다. 특히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의 움직임에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의 철 스크랩 가격이 2월 초 급락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아 갈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 상승 조짐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철 스크랩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본 내수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감산과 제품 시장이다. 제강사들은 감산으로 고정비가 증가한 상태다. 제품 가격을 적극 인상 중이지만 아직 적정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생산보다는 감산, 경쟁보다는 가격 인상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2월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철 스크랩 가격에 대한 압박은 1월보다는 덜하겠지만 2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변수는 제강사 내부에 있다. 제강사별 철 스크랩 재고가 불균형하다. 주요 제강사들은 철 스크랩 수입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부산권 제강사들도 2월에 업체별로 약 2만 톤 정도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산을 생각하면 평소보다 국내 입고량이 평소 수준을 다소 밑돌아도 수급에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기대에 못미칠 경우 일부 제강사간 재고 불균형이 시장에 영향을 줄 소지는 남아 있다. 지난 1월 초 처럼 재고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일부 제강사가 웃돈 구매를 할 여지는 남아 있는 것이다. 일부 제강사의 재고 부족에 따른 웃돈 구매에 대해 경쟁사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경우 시장 분위기가 일변할 수도 있다.

특히 남부 시장은 1월 가격 상승기에 재고 조정이 어느정도 이루어졌고, 주요 유통업체들이 3월 판매를 위해 비축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국제가격의 약세가 남부지역 시장의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것으로 보이지만 저조한 발생량과 재고 조정이 유통 흐름에 병목 요인이 될 여지는 남아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2월 철 스크랩 가격은 약세에 무게가 실린다. 감산과 소비 부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불안감 확산으로 제강사의 시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큰 폭의 하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국제가격보다 국내가격이 아직 낮고, 국제가격도 최근 단기간 크게 하락해 추가 급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장에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경우 추가 하락의 골이 깊어질 수도 있다.


유통업체들은 대체로 2월 중 톤당 1~2만 원 정도 하락을 점치고 있다. 3월 시장에 대해선 상승 기대감을 갖는 경우가 보이는데 3월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는 확증은 아직 없는 상태다. 3월 시장은 성수기 진입과 함께 철 스크랩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로 상반기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상반기 성수기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남부지역과 수도권 지역의 체감 경기가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지역이 2월 더딘 재고 조정의 여파로 체감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