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최저 마감가 기준 불명확”-건자회 홍남도 회장

- “건설사행과 동일한 책정 기준 설정해야…” - 현행 H형강 가격정책에 대해선 “이의제기할 것”

2020-02-05     김영대 기자
새해 들어 월별 철근 가격이 폐지되고 분기 가격으로 일원화한 것을 주 골자로 건설사행 철근 가격 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됐다. 지난해 건설사 자재구매담당 실무자들의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가 제강사에 적극적으로 제안한 결과다. 올해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건자회 홍남도 회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 홍남도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회장
Q. 취임한지 이제 반년정도 지났다 올해 건자회가 철근과 관련해서 요주하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가?

A.(홍남도 회장) 지난해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철근 가격이 일원화 되면서 분기마다 발표하는 틀을 유지하기로 했고 단가의 변동에 대한 부분은 이전 기준가 시절에 했던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특이사항이 없다면 철근 쪽에 대해서는 수급 문제를 포함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제강사가 유통행 최저 마감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이 건설사행과 동일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현재 건설사 분기별 기준가는 철 스크랩과 환율에 연동해서 책정되고 있지만 유통행 최저 마감가격에는 이 같은 기준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2월 유통행 철근 가격 인상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긴다. 근거도 없는 명분을 내세워서 인위적으로 유통가격을 올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유통가격이 정해진 틀 없이 올라가면 건설사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입찰 시 유통가격이 올라있으면 상대적으로 물량할인(QD)이 적어져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다. 유통업체들의 공감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Q. 철근 관련 올해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A. 앞서 언급했듯이 올 1분기부터 다시 철근 단가를 일원화했다. 올해부터는 정해진 틀 안에서 금액을 확인하는 정도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은 없다. 지난해부터 건자회가 요구하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준가와 판매가로 철근 가격이 이원화되면서 나타나는 혼란을 줄인 셈이다.

Q. 철근 가격 이원화 시에 나타난 혼란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A. 건설자재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작년 하반기가 상당히 괴로웠다. 당시 건설향 기준가가 굉장히 높았는데 반대로 유통가는 떨어지던 시기였다. 건설사가 턴키발주(일괄수주계약)로 기준가 대비 적은 비용으로 계약을 한다지만 갭이 너무 커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심했다.

아울러 건설사에서 원철상태로 철근을 발주 한 경우 기준가가 2개다보니 유통업체, 제강사, 건설사 간 마찰이 생기는 일이 많았다. 이 와중에 제강사는 높은 가격을 받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보니 중간에서 유통업체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철근 가격 일원화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상당히 반길만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Q. 철근 가격 폭락, 폭등에 대한 안전장치는 없나?

A. 결과적으로 분기별 가격을 고시하고 단가를 일원화 시킨 것이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철 스크랩 가격을 기준으로 분기 가격을 책정하는 현재 틀 안에서 시황적인 이유로 자연스럽게 원재료 가격이 등락하며, 철근 가격이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는 건설사가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

Q. 최근 형강시장에서 중점적으로 바라보는 이슈는 무엇인가?

A. 형강은 얼마 전 현대제철의 KS규격 확대라는 이슈가 있었다. 건자회는 이에 반대 입장이다. 현대제철 독점 생산으로 인한 시장 장악력 확대,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제품 단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두 업체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소형보다는 현대제철에서 독점 생산하고 있는 대형, 특대형 부문 제품 단가가 훨씬 높다. KS규격 확대는 현대제철의 독점 생산 제품을 다양화하고 단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문제다.

아울러 KS규격 자체도 86종 중 대부분 60종만 사용하는데 그걸 2배 이상 늘린다는 건 비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물론 설계 쪽에서는 규격 확대 시 그 안에서 원가절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겠지만, 독점 생산으로 당연히 가격도 올라갈 것이고 단가를 먼저 생각하는 건자회 입장에서는 곤란해지는 게 사실이다. 나아가 인증 부분에서도 이원화되기 때문에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2월 두 차례에 걸쳐 H형강 가격을 80만 원까지 올리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전혀 수긍이 되지 않는다. 철 스크랩 가격과 연동해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재료인 철 스크랩 가격 인상폭보다 월등히 높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4분기 H형강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철 스크랩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재료 값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H형강 가격도 내려간 부분인데 최근 철 스크랩 가격이 소폭 인상됐다고 H형강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건 명분이 없다.

수급이 딸린다면 이해가 되지만 단기간에 20%가까이 올린다는 건 너무 높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2개사만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가격인상을 더 부추기는 면도 있어 보인다.

Q. 수입 철근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나?

A. 작년에는 수입 철근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현 시점에서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수입 철근의 가격경쟁력 저하나 수급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사용하기 힘들다.

Q. 철근 이외의 건설자재에 대해서도 기준가를 도입할 생각은 없나?

A. 철근시장이 안정화되고 철근 단가 체계 유지된다면, 철근 외에 형강부문도 공정한 가격 결정 방법 하에 기준가 도입 시도를 해보는 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

현재는 제강사가 임의로 가격을 발표하고 그거에 맞춰 유통 마감을 잡고 있는데 합리적인 H형강 기준가 적용 툴이 있다면 건설사 입장에서 적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제강사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서로 합리적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현재 H형강 가격에 대해서는 2월 총회 때도 공식적으로 의견을 모아서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제강사 쪽에서 인식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모을 예정이다.

Q. 다른 건설자재 이슈는 없나?

A. 레미콘은 원가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예년에 비해 가격이 올라갈 소지가 많다. 특히, 믹서트럭 운전기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운반비 인상과 인간다운 삶이다. 레미콘 운반비가 차지하는 비중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골재는 어찌 보면 환경을 파괴해서 채취를 하다 보니 허가량이 매년 줄어들고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다만, 수요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두 가지가 상쇄돼서 큰 폭의 가격변동 없이 보합정도에서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