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중국 주재원 임시 귀국 조처···파급력은?

- 그룹사 판매 부진에 가동 중단까지 ‘이중고’ - 국내 업체 피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2020-02-04     최양해 기자
현대제철이 최근 중국 스틸서비스센터(SSC) 주재원과 가족들에게 임시 귀국 조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 여파로 일부 필수 인력을 제외한 근로자들에게 임시 귀국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중국 주재원들에게 임시 귀국을 권고한 현대차그룹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우한 지역 내 직접 위치한 공장은 없지만 전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충칭, 천진, 북경 등에 위치한 현대제철 SSC의 정상적인 가동은 실질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참고로 지난해 현대제철 중국 SSC의 가동률은 60% 안팎. 이미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 여파를 정통으로 맞은 바 있다. 올해는 1분기부터 전염병으로 인한 가동 중단 이슈까지 함께 겪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도 있고 현대기아차의 현지 실적 개선이 단기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는 중국 SSC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서로 다른 지역에 위치한 SSC들을 통합 일원화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은 북경에 위치한 SSC와 천진에 위치한 SSC를 합쳐 하나로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철강재 가격 폭락 등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춘절 연휴를 마치고 3일 개장한 중국 철강재 선물 가격은 기존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열연코일(HR) 기준 톤당 35~40달러가량 하락한 수치다. 중국 내수 제품 가격도 기존보다 톤당 5~10달러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 오퍼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만한 요소다.

반대로 국내 업체들이 입을 타격은 제한적이란 의견도 있다. 중국 정부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도로나 항만을 봉쇄하기 시작하면 수출량 확보에 차질을 빚는 등 공급 축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금속시장에 미칠 영향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당시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 가격 조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만, 확산 속도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