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조선향 후판 수요 개선될까?

- ‘19년 국내 조선 빅3 수주실적 전년 대비 5% 감소 추정 - 2019년말 기준 수주잔고 증가 및 ‘20년 LNG선 발주 증가 예상 - ‘20년 미국발 에너지 수출 증가가 발주 증가 견인 기대

2020-02-04     유재혁 기자
대체로 국내 후판 수요의 65% 내외 수준이 조선업체들의 선박용으로 소모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선박 수주 1위를 유지했던 만큼 관련 후판 수요 자체는 꾸준할 것으로 기대되나 수입 확대 부담과 LNG선 발주 비중 확대는 후판 수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조선산업 예상과 관련 후판 수요 확대 여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 ‘19년 선박 수주 1위 유지

지난해에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선박실적은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수주 목표에 비해서는 업체별로 다소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전세계 선박 발주량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19년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만5,291CGT로 전년인 2018년 대비 27%가 감소했다. 그러나 발주액 자체는 724억4,6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8% 감소에 그쳤다.

고부가선인 LNG선 발주가 2018년 대비 66척에서 51척으로 감소한 것을 감안한다면 지난해 선가 자체는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규제 충족을 위한 고사양 선박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이 22척, 원유운반선 29척, PC선 23척, LPG선 17척 등 135척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목표에 대해서는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난해 목표액과 비슷한 수준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수주실적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목표액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국내 후판 3사 실적은?

지난해 국내 후판 3개사의 생산 및 판매량은 2018년 대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연간 전체 후판 판매량은 943만1,000톤으로 전년 대비 4.5%가 증가했다.

전체 판매 가운데 내수는 714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1.8%가 늘었고 수출은 228만8,000톤으로 13.8%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판매 증가 영향으로 연간 생산량 역시 944만5,000톤을 기록해 전년 대비 0.9%가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조선용 수요 확대가 주춤했고 수입 역시 증가하면서 내수 판매량 확대 어려움을 겪었으며 상반기 조선향 가격 동결, 하반기 3만원 인상을 비롯해 주춤해진 수요로 철강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적지 않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 수입재 유입 확대 부담 가중

문제는 역시 급증한 수입재였다. 가격 역시 국내산에 비해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후판 업체들의 생산 및 판매 확대에 걸림돌이 된 것은 물론 수익성 저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중후판의 국내 수입량은 190만6,221톤으로 전년 대비 20.8%가 급증했다. 이 가운데 중국산은 95만1,280톤으로 전년 대비 32.3%나 급증했고 일본산 역시 85만5,310톤으로 전년 대비 7.4%가 늘었다.

후판 유통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시중 수입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통비중이 크게 축소된 반면 조선 및 관련 부품업체들의 직접 수입량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수입재 영향은 올해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조선업체들의 수주단가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수익개선을 이유로 올해 후판 납품단가 협상에서도 인상을 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후판업체들로서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철강 원부자재 가격 인상 탓에 가격 인상을 추진해도 모자란 상황이지만 역시나 쉽지 않은 수요가 이어질까 부담스럽다.

후판 업체 관계자들은 올해 조선용 후판 수요 자체는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익면에서는 그다지 개선 여지가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2018년 이후 수주 실적 개선으로 수주잔량이 늘어나 있는데다가 2020년 수주실적 역시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수입재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조선용 후판 수요를 판가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