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무역] 철 스크랩, 상고 하저 · 불안정성 커져

- 경기 둔화로 분기별 수입량 편차 커져 - 1월 최고 12월 최저가격 기록 ... 28개월만에 200달러대 재진입 - 미국 4년만에 100만톤대 복귀 ... 러시아 감소세 뚜렷

2020-01-23     손정수 기자
지난해 철강 경기 부진과 감산에도 불구하고 철 스크랩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철 스크랩 수입은 616만 2,469톤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2년 연속 600만 톤 이상 수입이 된 것이다. 한국의 철 스크랩 수입은 2015년~2017년 500만 톤대 수입을 기록했지만 2015년 537만 톤을 바닥으로 4년 연속 수입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가별 수입은 일본산이 385만 8,000톤, 미국산 108만 6,000톤, 러시아산 71만 2,000톤 등이 수입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산이 연초 대량 수입을 발판으로 전년대비 27.8%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전체 수입 증가를 이끌었다. 주력인 일본산은 1.1% 감소했고, 러시아산은 22.9% 줄었다. 러시아산은 수출 규제 영향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산은 4년 연속 300만 톤대 수입을 이어갔다. 특히 2017년 이후 3년간은 380만 톤 이상의 대량 수입국 지위를 유지했다. 미국산 철 스크랩은 한때 200만 톤 넘게 수입됐지만 국내 제강사의 근거리 수입 중심 전략으로 급감해 2017년 49만 톤까지 떨어졌다. 미국 철 스크랩은 2014년 160만 톤 이후 처음으로 100만 톤대 수입 고지에 다시 올라섰다. 러시아산 수입은 2017년 102만 톤을 정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러시아산 수입은 지난 2009년 53만 톤이 수입된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수입 평균 가격은 327달러로 전년대비 11.6% 하락했다. 일본산이 336달러로 10.6% 하락, 미국산 31만 2,000원으로 13.3% 하락, 러시아산 316달러로 12.9% 하락했다.

- 분기별 수입 동향은?

분기별로는 2분기가 164만 톤으로 가장 많았고, 비수기인 3분기가 130만 톤으로 가장 적었다. 분기별 최대 수입과 최저수입간의 편차는 34만 톤이다. 이는 지난 2015년 3분기 163만 톤에서 4분기 113만 톤으로 급감해 최대 편차가 50만 톤으로 벌어진 이후 가장 큰 편차를 보인 것이다. 국제가격이 급락과 일본 공급사와의 협상의 긴장감 증폭, 한국의 철강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 둔화로 수입 지체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철 스크랩은 3분기 82만 톤을 제외하면 지난 2018년 2분기 이후 90만 톤 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 철 스크랩은 2018년 2분기 12만 톤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감소해 지난해 2분기부터 빠른 속도로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철 스크랩은 4분기에 4만 4,000톤까지 줄었다. 러시아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비해 한국 제강사들이 러시아 철 스크랩 대신 기타지역 수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와 호주 등의 기타지역 수입은 지난해 50만 7,000톤으로 전년대비 36.5% 늘어났다.

지난해 월별 수입 통관 가격은 상고하저 현상을 보였다. 연중 최고가 수입은 1월로 357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최저 수입가격은 12월로 288달러이다. 양 가격차이는 69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8년보다 가격차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2018년은 최고가격이 톤당 385달러였고, 최저 가격은 톤당 351달러였다. 가격차이가 34달러로 2019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반기 국제 철 스크랩의 가격 폭락이 가격차를 크게 벌린 원인이 됐다.

특히 2017년 8월 280달러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2019년11월에 296달러를 기록하면서 28개월만에 처음으로 3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12월에는 추가로 하락해 288달러를 기록했다.

주력인 일본산은 최고가격이 1월의 366달러, 최저 가격은 12월의 295달러로 나타났다.

- 수출은 사실상 뿌리가 뽑혔다

한편 수출은 사실상 뿌리가 뽑혔다. 지난해 수출은 5만7,000톤으로 전년대비 7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최대 수출은 3월의 8,544톤이고, 최저 수입은 12월의 2,034톤이다. 월간 수입이 1만 톤을 넘어선 달이 한번도 없었다. 지난 2018년 1만 톤 이상 수출된 달이 10개월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수출이 뿌리째 뽑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이 국제가격보다 고가에 형성된 기간이 길었고, 한국 철 스크랩 수출 품질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불만이 컸던 것이 수출 감소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출 주력기업인 GMR 머티리얼즈의 판매 활동 위축과 매각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