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H형강 때 아닌 ´구득난´ · 제강사 재고 관리 돌입

- 제강사, 전략 방점도 "판매에서 가격으로 전환" - 현대제철, 설비 보수와 수출용 생산에 내수용 생산 급감 ... 동국제강, 대규모 보수 목전 - 유통업계, "적기 구매 어려워 사이즈 확보에 비상"

2020-01-15     손정수 기자
▲ 제강사들이 H형강 재고 관리에 들어갔다. 대규모 공장 보수를 앞둔 동국제강 포항공장
H형강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제강사로부터 H형강 매입이 어려운 상태다. 이달 매출 급감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제강사들은 시장 주도권 장악과 함께 가격 구조의 전도를 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재고 실사에 들어갔고, 동국제강은 수출용 생산을 시작하면서 내수용 H형강 생산 및 판매 여력이 급감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당분간 수출용 생산에 주력할 예정인데다, 보수를 앞두고 있어 생산업체들의 국산 H형강 생산 및 판매는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기준 현대제철의 H형강 재고는 약 9만 톤으로 전월 말보다 다소 줄었다. 현대제철은 설비 보수와 비가동 그리고 수출용 생산으로 사실상 15일 이후 국내용 H형강 생산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설 연휴에 따른 국내 소비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이달 말 재고가 약 7만 톤 이하로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적정재고 12만 톤의 절반을 다소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고 관리가 오히려 중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2월 초에도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공장 보수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인 인천 공장의 경우 대형 공장이 설 연휴 및 대보수가 겹치면서 24일~2월3일까지 11일간 가동이 중단된다. 또 포항공장은 24일~1월31일까지 8일간, 포항 중형공장은 1월24일~2월2일까지 10일간 가동이 멈춘다.

설 연휴만 쉬는 유일한 공장은 인천 중형 공장이다. 그러나 인천 중형공장과 포항 대형공장은 15일~23일까지 주로 수출용을 생산할 예정이다. 설 이후에도 수출용 생산이 계속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국내 공급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동국제강도 비슷하다. 동국제강은 사실상 24일 이후 가동이 멈춘다. 설 직후인 28일~2월10일까지 대보수를 14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의 14일 기준 재고는 7만 톤 정도다. 지난달 말 수준과 비슷하지만 보수가 끝나는 기간까지 재고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동국제강측도 “설 연휴와 보수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재고 관리가 관건이다. 팔 물건이 없다”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강사의 영업 전략도 대폭 수정됐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모두 판매의 적극성이 뚝 떨어진 것. 재고도 적은데다 보수로 생산이 급감하고 있어 매출량보다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이달 매출은 이미 관심권 밖이다. 시세가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관건이다. 시세가 적정가격으로 오르길 바라고 있고 모든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강사의 이러한 강력한 시장 압박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시세는 제강사의 최저 마감 가격인 70만 원에서 요지 부동이다. 그러나 제강사들은 70만 원도 불만이다. 제강사들은 각 대리점에 71만 원 이상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최저 마감 가격이 70만 원인데 1차 유통업체들이 70만 원에 판매하는 것은 마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제강사들은 공급량 감소를 시장 주도권 탈환의 계기로 삼을 뿐 아니라 가격 구조도 최저 마감 가격 이하가 아닌 이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즉 유통의 마진을 제강사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거래마진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피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71만 원을 제시하면 판매가 어려운 상태다. 소비자들의 저항이 크다”라고 말했다.

▲ * 자료 : 스틸데일리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