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사태 파장은? "수입 시장 정화 계기돼야!"

- 금융권 부실 커 수입 유통업계 금융거래 경색 우려 - 수입 철근 시장 더욱 위축될 듯 ... 편법 근절해 시장 저가화 막아야 주장도

2020-01-10     손정수 기자
미르철강의 부도로 수입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업체들과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미르철강의 부도가 금융거래 위축, 수입량 감소, 봉형강 유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 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DA(Document against acceptance)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DA 사용 업체 중 재무구조가 부실한 업체들이 금융적인 곤경에 빠질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여파를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금융권의 철강 유통 옥죄기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미르철강이 각종 방법으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해 왔다. 금융권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업계는 미르철강이 전통적인 DA 사용 뿐 아니라 매출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음, 철근 담보 대출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회전시켜 왔던 만큼 금융권의 부실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금융권의 철근 수입업체에 대한 옥죄기가 강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영향은 수입 감소 가능성이다. 미르철강은 일본산과 중국산을 집중적으로 수입해 왔으며, 특히 선현금을 받고 수입을 추진했다. 미르철강이 시장에서 빠짐에 따라 선현금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일본산 철근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단기적으로는 수입 철근 거래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르철강이 주로 사용해 왔던 부성국제로직스의 철근 반출이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미르철강 물량이 약 1만 톤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채권 채무가 동결돼 반출이 어려운 상태다.

일시적으로 부성 창고에 쌓여 있는 다른 화주들의 물량들도 반출이 중단됐다. 조만간 반출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인 공급 감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부성 창고에 약 5만 톤의 철근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르철강의 회생 신청 이후 수입 철근이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미르철강의 회생 신청은 H형강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르철강은 토목용을 중심으로 H형강을 수입해 왔다. 미르철강이 시장에서 퇴장하면서 토목용 저가 수입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사 관계자는 “미르철강의 회생 신청으로 수입 시장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 같다. 가뜩이나 어려운 수입업체들이 수입 부진과 판매 부진, 금융권 거래 위축의 한파가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업체들은 미르철강의 부도가 시장을 깨끗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각종 편법 거래가 시장의 저가화를 유도해 온 만큼 편법 거래의 근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매출 회전용 무리한 수입이 근절되어야 한다. 적정한 수익을 내지 않는다면 제2의 미르철강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업계는 계속되는 DA사고와 편법 거래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수입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여서 업계의 자성에도 불구하고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