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철 스크랩] ´12월 상황 재판 될 수도´

- 설전 단기 고점 전망 많아 ... 일본산 대비 3만 원 저평가

2020-01-08     손정수 기자
한국 철 스크랩 시장은 1월들어 국제가격과의 낙차 해소에 들어갔다. 1월 철 스크랩 시장을 전망해 보았다. [편집자 주]


- 1월 상승은 불가피했다.

1월은 국제가격과의 낙차 해소라는 상승 요인과 제강공장 감산이라는 하락 요인이 교차하는 기간이다.

1월 초 중순은 상승 기운이 역력하다. 12월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면서 제강사의 재고가 바닥까지 줄었다. 12월 매입 매출 장부 정리가 마무리 된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재고 비축에 들어갔다.

12월 말로 가면서 유통량이 크게 줄어 제강사의 재고도 동반해 감소했다. 1월 제강사의 가격 인상은 필연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2월 말 ~ 1월 초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남부의 경우 1,000톤 전후로 줄었다. 감산으로 그나마 재고 감소 속도가 줄었을 뿐 줄어드는 재고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 포문은 이례적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먼저 터졌다. 동국제강 인천제강소는 리스트가격을 1만 원 올리면서 중량류과 길로틴 등 일부 등급에 1만 원 계약을 추가로 제시해 최대 2만 원 인상이 연초부터 시작됐다. 이후 현대제철과 환영철강으로 인상이 퍼져 나갔다.

남부지역도 8일부터 1만 5,000원 인상이 시작됐다. 수도권과 남부 모두 중량A 기준 31만 원으로 구매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1월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남부제강사의 인상 전 공식 구매가격은 중량A 기준 톤당 29만 5,000원이다. 반면 일본산 H2 수입가격은 2만 6,500엔(H2 FOB)를 적용할 경우 톤당 32만 9,000원(내륙 운반비 1만원 포함) 수준으로 추정된다. 2018년 H2 로전 가격은 중량A 구매가격과 같았다. 즉 수입 가격이 3만 4,000원쯤 높은 것이다.

이러한 국내 철 스크랩의 저평가는 비단 일본 철 스크랩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대만의 수입가격보다는 3만 6,000원, 터키의 수입가격과는 무려 6만 2,000원 저평가 돼 있다. 유일하게 일본 내수가격과만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저평가 국면이 4주 연속 지속되면서 내수가격 상승 압력이 상당히 축적된 것이다.

제강사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두 번째 이유는 재고 조정이다. 대부분의 제강사들이 1월 6일 기준 적정 재고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재고 수치만 놓고 보면 가격을 올릴 수준은 아직 아니다. 그러나 제강사별로 보면 일부 제강사가 적정 수준을 하향 돌파할 위기에 처했다.

평소 같으면 감산 등이 계획돼 있어 인상 없이 버티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시중 거래량이 워낙 적어 자칫 재고 부족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잇단 대형모선 입항에도 불구하고 유통량 부족으로 재고가 지속적으로 줄어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 시장의 관심은 분명하다.


시장의 관심은 오를 것인가가 아니고 얼마나 오를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제강사는 최대한 인상폭을 적게 가져가고 싶어하고, 유통은 최대한 상승폭을 높이고 싶어한다.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는 톤당 2만 5,000원 내외의 상승에 모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5만 원 인상도 전망하고 있지만 소수 의견에 불과하고 그 조차도 시간이 가면서 점차 상승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상당기간 국제가격보다 저 평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상승 에너지가 축적된 상태다. 그러나 철 스크랩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만만치 않아 상승의 기운이 유실되고 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제강사의 감산이 대규모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제강사들은 설 연휴 주간인 20일부터 월말 혹은 2월 초까지 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만큼 철 스크랩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7대 제강사의 1월 철근 생산 계획은 약 61만 톤 정도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약 20만 톤 가량 생산을 줄이는 것이다. 설 연휴에 따른 생산 감소도 있지만 연초부터 재고 부담을 지지 않겠다는 제강사의 전략적 판단이 적극적인 감산으로 이어지고 있고 철 스크랩 소비도 예년보다 대폭 줄게 된다.

결국 제강사는 감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상승 동력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단기 고점은 설 연휴 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주 인상이 본격화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2회 정도 오르고 유통량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 시중 재고도 상당량 비축된 것으로 보여 설 전 자금수요까지 겹치게 되면 유통량은 기대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제강사들은 설 연휴 전 단기 고점을 만들고 인하 혹은 횡보 시장으로 전환을 희망하고 있다.

제강사를 더욱 옥죄는 것은 수익성이다. 철근과 형강류 가격 인상으로 어느 정도 수익성 확보 기반은 마련했다. 문제는 감산이 강화되면서 원가가 추가로 더 올랐다는 점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3만 원 올리면 시중 재고가 모두 방출될 것 같다. 그러나 수익성 때문에 추가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강사들은 최대한 2만 원 선에서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지난 12월 남부지역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한 기억이 뚜렷이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남부지역에는 총 2만 5,000원이 올랐다. 특히 마지막 1만 원 인상 후 시중 물량이 쏟아지면서 제강사들은 바로 가격 인하를 시작했고, 1만 원 인상을 기다린 버티기가 무색한 하락과 유통량이 이어졌다. 기대 이하의 가격에 물량이 터진 것이다.

1월은 제강사의 재고가 12월 초보다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12월과 다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변수인 감산이 대기 중이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 상승액은 일본 철 스크랩과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말했듯 국내 철 스크랩은 약 3만 원 정도 일본 철 스크랩에 비해 저 평가 돼 있다. 빠듯한 수급이 아니라면 3만 원 이상 오르기 힘든 구조이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하면 2~3만 원 정도 오른 후 다시 방향성을 탐색할 가능성이 높고, 대체로 설 연휴 전에 단기 고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설 연휴 이후의 방향성이다. 아직 전망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국제가격의 행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철 스크랩 수급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들은 2월도 어느정도 감산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철 스크랩 업체로 봐선 공급과잉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2월 시장이 약세장을 띨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2월 시장은 아직 변동성이 많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