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철근 전망] "가격 오를 모든 조건을 갖췄다!´

- 제강사, 최저 61만 원 마감 강행 의지 보여 ... 신 가격제도 정착 관건 - 유통, 중순 이후 시장 유동적 전망 많아 - 제강사 수급 조절 능력이 관건 ... 1월 날씨도 제강사에 힘 보태

2020-01-06     손정수 기자
1월 철근 시장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1월 시장은 1) 적자 탈출을 위한 제강사의 가격 인상 노력 2) 철 스크랩 가격 상승 3) 연초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제강사의 노력 4) 따뜻한 겨울로 인한 꾸준한 수요 5) 철근 수입 급감 등 때문이다.

1월은 제강사에게 특별한 시기다. 새로운 철근 가격 시스템을 안착시켜야 하고, 적자 구간도 탈출해야 한다. 분기 실수요 철근 출고가격의 안착과 유통행 익월 최저 마감가격의 안착이 관건이다. 제강사의 새로운 철근 가격 결정 시스템이 무력화 될 경우 제강사들은 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제강사의 철근 시장의 리더십은 크게 훼손이 불가피하다.

제강업계가 새로운 철근 가격 시스템을 안착시키기 위해선 통제 불능상태가 되어버린 즉시현금 유통 시세를 높여야 할 뿐 아니라 즉시현금 시세에 대한 제강사의 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을 필두로 주요 제강사들이 유통업체 출고가격에 대한 단속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태다.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월초부터 출고가격을 톤당 61만 원에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중 시세 상승에는 뒷 바람도 불고 있다. 하나는 시중 유통 시세가 제강사로 봐선 적자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지난달 중량A 철 스크랩의 제강사 구매가격은 29만 원 ~ 30만 원 수준이다. 톤당 30만 원을 기준으로 할 때 판매 원가는 55만 원 수준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상승을 고려하면 톤당 58만 원 전후까지 생산원가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1월에는 철 스크랩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이미 동국제강 인천제강소 등에서 2만 원을 인상했고, 남부지역도 가격 인상 분위기로 젖어 있다. 상승폭은 최하 3만 원 이상이다. 이렇게되면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톤당 32~33만 원 수준까지 상승이 불가피하다. 제강사의 판매 원가는 6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설 휴무에 따른 가동률 저하까지 고려하면 유통 최저 마감 가격 61만 원을 받더라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제강사의 가격 인상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문제는 수급 조절 능력이다.

객관적인 상황은 가격 상승에 방점이 찍힌다. 그러나 얼마나 오를 것인가(?) 오른 가격대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여부는 오로지 제강사의 정책에 달린 것으로 판단된다.

7대 제강사의 1월 철근 판매 계획량은 66만 톤이다. 최근 3년간 1월 평균 철근 판매량인 74만 8,000톤에 대폭 줄인 것이다. 표면적인 판매 계획은 줄었지만 설 연휴가 1월로 앞당겨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줄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실제로 1월 일별 철근 판매량은 지난 3년간 3만 4,000톤이었다. 올해 1월 월간 평균 출하량은 3만 3,000톤으로 지난 3년보다 1,000톤 적은 것에 불과하다.

따뜻한 날씨로 철근이 꾸준히 판매가 된다면 무사히 달성할 수 있는 판매량으로 보이지만 철근 가격 정상화가 급선무라고 말하는 제강사의 입장을 생각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감산량이다.

다른 한가지 변수는 감산의 시기이다. 제강사의 철근 감산이 대체로 1월 하순, 설 연휴 직전부터 월말까지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월 초 중순 감산이 미온적이라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월 초중순의 생산활동 여부에 따라 철 스크랩 가격 상승폭을 키우고 철근 가격 상승 및 유지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철근 생산의 분산을 통한 감산 효과 극대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들은 철근 재고가 적정 수준인데다 철근 출하도 기대 이상으로 꾸준한 편이어서 1월 가격 인상 및 인상가격 유지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오른 가격의 지속성은?

유통업체들은 1월 중순부터 시세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월 초에는 수익성이 악화된 제강사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겠지만 중순 이후에는 매출에 대한 부담으로 판매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강사들은 이러한 전망을 일축하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학습을 기억해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제강사의 판매 패턴을 생각할 때 소비 부진에 따른 매출 부담,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나타날 소비 둔화에 대해 제강사가 판매 강화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시장 가격이 안정되고 61만 원 이상에서 시장 가격이 유지되기 위해선 제강사의 판매 정책의 일관성과 저가 판매 유통업체에 대한 꾸준한 단속이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철 스크랩 가격이다. 철 스크랩 가격은 1월 둘째 주와 셋째 주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설을 전후로 방향성이 모호한 상태다. 제강사 구매팀들은 3만 원 정도 오르면 시중 재고가 쏟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설 직전에 물량이 터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2월까지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상반된 시선을 보이고 있다.

제강사 전망대로 시장이 움직인다면 하순은 철 스크랩 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유통의 전망처럼 강세 기조가 이어진다면 2월 초까지 가격 상승이 이어지거나 최소한 오른 가격이 지속될 것이다.

전자의 경우 철근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철 스크랩은 방향성을 알기 어려운 상태다.

- 가격 상승여력은 충분하지만…

제강사도 유통도 모두 1월 철근 가격 강세를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상승폭과 지속성인데 제강사의 마음에 드는 수준에서 유지되기 위해선 이에 합당한 제강사의 수급 조절 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감산을 강화하고, 강화된 감산의 분산을 통해 철 스크랩 가격 상승폭을 줄이고 철근 수급 조절에도 성공해야 하는 것이 제강사의 1월 미션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