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주요 제강사 철 스크랩 구매 계획은?

- 제강사, "경기 변화에 탄력적 대응" ... 수입 줄이고 국내 구매 늘려 - 2019년, 국내 철 스크랩 가격 경쟁력과 특수강 경기 부진에 국내 구매 급감

2020-01-06     손정수 기자
지난해 국내 제강사의 철 스크랩 소비량이 6.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본지가 국내 10개 제강사의 철 스크랩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2,075만 톤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6.8% 감소한 것이다.

구매처 별로는 국내 철 스크랩이 전년대비 9.9% 감소한 1,504만톤, 수입이 2.6% 증가한 572만 톤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철 스크랩 구매량이 줄어든 것은 1) 국내 철 스크랩의 가격 경쟁력 2) 한국철강의 화재 3) 고급 철 스크랩 수요 감소 등이 주된 이유이다.

국내 철 스크랩이 국제가격을 상회하는 상황이 연초부터 이어지면서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나타났다.

특히 2월과 3월에는 미국 대형 모선 수입을 거의 하지 않았던 한국철강 환영철강까지 대형모선 수입에 나서면서 수입이 증가했다. 또한 부산권 제강사들도 부산지역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매월 수입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중견 제강사들의 수입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재특수강업체들의 수요 감소는 국내 철 스크랩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세아베스틸, 포스코, 세아창원특수강의 철 스크랩 구매량은 335만 톤으로 국내가 270만톤, 수입 65만 톤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구매량이 전년대비 17.7% 줄었고, 수입도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강 경기 위축과 용선대비 높은 철 스크랩 가격으로 인해 판재특수강용 철 스크랩 소비가 크게 줄어들었고, 특히 국내 철 스크랩 소비 시장에 직격탄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4월 화재로 제강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한국철강의 철 스크랩 소비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한국철강의 구매량은 24.8% 감소한 113만 톤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특수강경기 부진으로 생산활동이 위축된 세아베스틸이 18.5% 감소한 185만 톤, 세아창원특수강이 16.7% 줄어든 36만 톤, 철근 경기 위축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환영철강이 16.5% 감소한 70만 톤을 구매해 뒤를 이었다.

한편 올해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수급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제강사들의 계획이어서 경기 하강에 따른 구매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계획 기준으로 올해 철 스크랩 구매량은 2,054만톤으로 2019년대비 21만 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질 구매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제강사 구매팀의 중론이다.

현대제철이 전년대비 20만 톤 줄어든 945만 톤 정도를 계획했고, 동국제강은 15만 톤 감소한 340만 톤, 대한제강은 지난해 수준인 105만 톤, 한국철강은 올해 제강공장 정상 가동으로 전년대비 25만 톤 증가한 110만 톤을 계획했다. 다른 제강사들은 대체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세아베스틸은 전년대비 5만 톤 정도 증가한 190만 톤, 포스코는 5만 톤 감소한 105만 톤, 세아창원특수강은 지난해와 유사한 29만 톤을 구매할 예정이다.

봉형강용(현대제철은 포함)은 1,730만 톤으로 전년대비 10만 톤 감소, 판재특수강용은 51만 톤으로 역시 10만 톤 감소가 예상된다.

국내 구매량은 1,578만 톤으로 전년대비 74만 톤 증가, 수입은 476만 톤으로 96만 톤 줄어드는 것으로 계획됐다. 제강사들은 올해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이 저가로 형성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소비 감소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국내 철 스크랩 구매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입 철 스크랩 가격이 낮다면 적극적으로 수입을 한다는 것이 국내 제강사들의 판단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철 스크랩 시장은 특성상 예상이 잘 맞지 않는다. 제강 생산량도 유동적일 뿐 아니라 국내와 수입 비중도 역시 유동적이다. 최선을 다해 구매할 뿐이다. 구매량과 국내 수입 비중도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