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열연 수요 늘까?

- 연초 국내외 가격 상승기조 상반기까지 이어질지 관심 - 철광석 등 원부자재 가격 하락 안정 가능성 부담 - 국내외 수요 불안 등 하반기 약세 우려 커

2020-01-03     유재혁 기자
지난 2019년 12월 상승세를 기록했던 열연 가격과 2020년 수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체로 2020년 수요에 대해 보합 내지 소폭의 약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부분 가격과 수요 측면에서 ‘상고하저’를 예상하는 모습이다. 포스코 광양 4열연 합리화가 2월 중순부터 4월초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수급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2020년 열연수요 회복 여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 2019년 열연 내수 주춤



지난 2019년 열연코일의 국내 수요는 2018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자동차와 건설, 조선 등 관련 수요산업의 회복지연과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 그리고 글로벌 무역제재 영향으로 좀처럼 생산 판매 확대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품목별 생산판매 실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1~11월까지 국내 열연 생산량은 3,275만1,29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가 감소했다. 판매는 그나마 1,503만1,41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나 급증한 605만4,406톤을 기록하면서 내수 감소분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897만7,010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3%가 감소했다.

국내외 자동차 생산 감소 부담과 국내 건설경기 등 주요 수요산업의 회복이 지연된 데다가 수입재 유입까지 확대되면서 내수 판매 부담이 가중됐으며 가격 역시 하락해 수익성도 크게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 2020년 수요는?

국내 열연 업체 관계자들은 2020년 수요에 대해 대부분 낙관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상반기 가격 및 판매 개선이 이어지다 하반기로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연초 가장 큰 관심사는 2019년말부터 이어진 국내외 열연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는 철광석과 강점탄 가격 그리고 수입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1~2월까지 500달러대 초반 수준까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춘절 연휴 이후 건설 및 제조업 경기 회복이 결국 철강재 가격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이니 만큼 이후 가격은 중국 정부의 경기 회복 정책 발표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급등락을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국내 열연 수요 역시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코가 광양제철소내 4열연공장에 대한 합리화 공사를 앞두고 있어 수요 회복기 국내 열연 공급 축소와 이에 따른 시장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연간 330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한 광양 4열연공장에 대해 오는 2020년 2월 17일부터 4월 12일까지 56일간 합리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합리화 기간 동안 포스코의 열연 생산량은 50~60만톤 수준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부자재 가격이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전반적인 수요와 가격 모두 ‘상고하저’를 기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수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내수와 수출 모두 2019년에 비해 큰 폭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약보합세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익구조 악화 우려 커

문제는 주춤해진 수요와 낮아지는 원부자재 가격은 열연의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고 이는 업체간 수주 경쟁 심화로 수익구조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19년 3분기까지 국내 주요 상장 열연 코일센터들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률이 0.9%에 불과했다. 2018년 1~3분기 2%에 비해 1.1% 포인트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만 놓고 본다면 영업이익률은 0.1%로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이었다.

2019년 4분기에도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가격이 그나마 상승하는 2020년 상반기에는 다소 개선될 수 있겠지만 다시 하반기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시장 관계자들은 주춤해진 수요와 수입재 가격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심화 우려가 2020년 2분기 이후에도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품목 다변화를 비롯해 고부가 제품 가공 및 판매 그리고 수요개발 등 적극적인 시장 변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