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철근 3각파도 ´덮친다´ · 제강사 대응력 ´주목´

- 철근 소비 급감 · 가동률 급락 · 주원료 상승 가능성 커 - 철근 소비 평소대비 10만 톤 이상 줄 듯 ... 1월 철근 수급 조절 능력이 관건 - 철 스크랩 가격 상승과 고정비 증가로 원가 수직 상승 우려

2019-12-18     손정수 기자
▲ 철근 제강사들이 내년 1월 3각 파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운용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철근 생산공장 냉각대
1월 시장이 2020년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월은 계절적인 비수기 한복판이어서 철근 소비가 줄어드는 시기다. 게다가 내년에는 설 연휴가 1월말로 앞당겨져 있어 영업일수 감소는 물론이거니와 건설현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소비 둔화까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철강협회 지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1월 철근 출하량은 12월 대비 83% 수준인 76만 5,716톤이었다. 스틸데일리의 지난 3년간 7대 제강사의 출하량 조사에 따르면 1월 출하량은 12월대비 88% 수준인 74만 8,000톤 정도로 나타났다.

올해 12월 7대 제강사의 철근 출하량은 80만 톤 전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년간 1월 평균 감소율을 적용하면 70만 톤 수요가 예상된다. 여기에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이틀 줄어들고, 설에 따른 현장가동률 저하를 약 이틀 정도로 계산하면 1월 철근 수요는 약 60만 톤 전후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한 전기로 제강사가 1월 철근 수요 예측 모델링을 한 결과 50만 톤대 철근 소비가 나왔다. 계절적 보정작업을 하더라도 60만 톤 정도로 철근 출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제강사 관계자의 말이다.

아직 1월 철근 소비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수요가 대폭 줄어 근래 보기 드문 보릿고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제강사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제강사들은 최근까지 강도 높은 감산을 통해 철근 수급을 조절해 왔다. 7대 제강사의 철근 재고도 30만톤을 소폭 밑도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1월부터 제강사의 고강도 감산이 이루어질 것인가(?) 여부이다.

통상 1월이 한 해의 시작이어서 감산의 강도가 다소 느슨해지는 시점이다. 이 때문에 1월말 재고가 12월말 대비 10만 톤 가량 늘어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내년 1월에도 과거의 전례가 반복되면 철근 재고는 순식간에 40만 톤 전후로 치솟고, 주요 제강공장의 철근 창고는 포화상태가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몇년처럼 1월을 보낸다면 1월은 제강사로선 최악의 한달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월 철근 수급 조절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2020년 한해 농사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강사를 더욱 곤혹스럽게 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철 스크랩이다. 내년 1월에는 철 스크랩 가격이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가동률 하락과 함께 고정비가 증가하는데다 철 스크랩 마저 오를 경우 제강사들의 원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요 감소와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상승 그리고 주원료인 철 스크랩 가격 상승 등 3각 파도가 1월 제강사를 덮칠 것으로 보인다.

어느 때보다 노련한 제강사의 시장 운용 능력이 필요해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1월을 슬기롭게 넘긴다면 내년 2월은 영업일수의 증가와 성수기 임박 등으로 철근 소비가 늘어나면서 1월과 사뭇 다른 시장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월이 내년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자료 : 한국철강협회
▲ 자료 : 스틸데일리D/B
▲ 자료 : 스틸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