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문 닫는 車 부품사···냉연 유통업계도 긴장

- 천안 소재 부품사 이달 말 자진폐업 수순 - 수요 부진 깊은데 줄폐업 악재 우려까지

2019-12-06     최양해 기자
▲ 천안 소재 모 자동차 부품 제조사가 12월 자진폐업 의사를 밝히면서 냉연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연말 구조조정의 신호탄일까. 모 자동차 부품 제조사의 자진폐업 소문이 퍼지면서 냉연 유통업계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5일 냉연 유통업계에 따르면 천안의 모 자동차 부품협력사는 최근 금형 등 설비를 청산하고, 사업을 접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폐업일은 이달 31일이다.

이 업체는 자동차의 핵심 동력 전달장치 중 하나인 드라이브 샤프트(Drive Shaft, 구동축)를 설계‧제작해 완성차업체에 공급해왔다. 한국 업체뿐만 아니라 일본 업체에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과 규모면에서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원청인 완성차업체들의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완성차업체의 매출이 줄면서 생산량과 수주 물량이 함께 빠졌고, 자연스럽게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

이에 앞서 회사측은 정규직 감원과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노조의 강경한 반대로 협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종 폐업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냉연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부도를 맞은 것도 아니고, 일거리가 없어 스스로 문을 닫는 업체가 나왔다는 점에서 수요 침체의 심각성을 느낀다”면서 “이번 폐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에도 이맘때쯤 국내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의 줄폐업이 시작된 바 있다. 연말쯤 몇몇 업체가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올 2월까지 60~70여 곳의 협력사가 문을 닫았다.

향후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자동차 연계 물량을 취급하는 냉연 유통업계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또 최근에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마이너 업체들의 판매 부진이 심화하면서,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마이너 완성차업체 3개사에 납품하는 유통업체의 경우 이전 대비 주문량이 줄어든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며, “지속적인 물량 감소가 불가피한만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