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시찰 보고서] 비이성적 과열, 그 후 ②

- 동방특강, 틈새시장으로 방향타 전환 - 포스코장가항,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선제적 진입 - 강소 용진, 고품질의 제품생산에 역점을 둔 투자 - 덕룡강철, 인니 NPI· 내수 STS 냉연 하공정 투자로 돌파구

2019-12-03     손연오 기자
[S&S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시찰 보고서]

★ 비이성적 과열, 그 후

스틸앤스틸에서 주최한 금번 산업시찰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에 대한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중국 스테인리스 시장의 상황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시찰은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의 여정으로 업계 관계자 등 총 34명이 동행했다.

최근 스테인리스 업계 지형은 중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이동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스테인리스 생산 규모 확장 및 투자는 현재까지도 진행중이다.

중국 최대 국영밀인 타이위안과 바오우의 전략적 협약 체결과 함께 신하이, 덕성과의 합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청산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덕룡도 최근 냉연 설비 투자를 마무리하고 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런 변화는 국내 스테인리스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번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시찰단은 ▲ 가흥의 동방특강▲ 중국 포스코 장가항 ▲ 강소 용진특강 ▲ 염성의 덕룡강철 등을 방문했다.

글 싣는 순서

1.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 현황
2.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시찰 방문업체 요약
3.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 변화에 대한 시사점

2.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시찰 방문업체 요약

◎ 동방특강, 틈새시장으로 방향타 전환


▲ 동방특강(ESS) 본사
동방특강은 중국의 민영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로, 지난 2007년 설립되어 2009년부터 본격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동방특강은 연간 70만톤급 스테인리스 제강밀로 스테인리스 후판과 열연(3~16T)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주로 300계 제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동방특강의 경우 300계열과 듀플렉스 제품이 메인이며, 슈퍼 오스테나이트계 제품과 내열강, 400계 제품도 일부 생산하고 있다. 주로 열연 판매 비중이 높으며 화학산업과 조선, 제지업 등 산업용 판매 비중이 높은 업체다.

동방특강은 니켈선철과 스테인리스 스크랩을 주 원료로 제강을 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청산과 덕룡 등 RKEF 방식의 밀들이 대규모 생산에 나서면서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이로 인해 수출 비중이 2015년 이후 크게 감소했다.

반면, 동방특강은 상하이와 남경 그리고 항저우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중국 최대 내수 유통시장인 무석 지역과 근거리에 있어 물류와 납기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또한 동방특강의 경우 청산 등 대형 RKEF 생산업체들과의 범용재 시장에서 직접적인 출혈 경쟁보다는 그들이 하지 않는 틈새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여 생존을 모색 중에 있다.

그 일환으로 동방특강은 올해 연말 스테인리스 후판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가흥 공장 부지에 스테인리스 후판 생산라인을 건설 중에 있으며, 완공 후 연간 12만톤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동방특강은 중국 내 대형 밀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고 경합하지 않는 제품군의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회사측은 제강 능력의 변화는 없지만 제품 생산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스테인리스 후판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내수 뿐 만 아니라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

조선 및 플랜트 등 중국 내 스테인리스 후판 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을 고려할 경우 동방특강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포스코장가항,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선제적 진입

포스코 장가항은 지난 1997년 2월 중국 내 최대 민영 철강사인 강소 사강과 합작으로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하여 설립된 이후 2006년 외국기업 최초로 중국 내 상공정 투자를 단행해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100만톤 체제를 갖춘 중국의 포스코 스테인리스 생산법인이다.

300계 냉연의 경우 연간 85만톤의 생산이 가능하며, 품질 면에서 중국의 타 냉연과 비교했을 때 미들 앤 하이엔드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포스코장가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 내 밀들의 공급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내수 스테인리스 시장 상황이 악화된 적자구조 탈피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포스코장가항은 특히 원료조달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제조 프로세스에서의 원가절감, 고수익 제품 판매확대와 실수요 비중 증대 등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면서 전사적으로 수익성 확보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유통 판매에서 저급 범용재 판매비중을 줄이고 월드프리미엄 제품 등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정밀압연재 시장에서 특화강종 시장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이 범용재 중심의 공급능력 확장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장가항은 고수익 강종 판매 확대에 나서며 선제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까지 판매 구조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수요시장 확대 및 고품질의 기술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꾸준한 설비 합리화와 보완 투자 등을 통해 고청정·고품질의 강종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시장 내에서 고부가가치 강종과 특수강종 등의 제품 개발과 판매 및 수요시장 확대에 집중적으로 나서며,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장가항의 경우 중국 내 치열한 공급과잉 환경 속에서도 품질 우위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이엔드 제품 시장으로의 선제적인 진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포스코장가항은 올해 기술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품질과 기술 영업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의 진입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 강소 용진, 고품질의 제품생산에 역점을 둔 투자

용진특강은 용진금속과기홀딩스의 자회사로 본사는 강소성 통저우 경제개발구 남부에 있다. 지난 2010년 11월 용진금속이 설립됐으며, 부지 규모는 약 40만평이고, 2012년 7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주요 생산 품목은 200계, 300계, 400계 정밀 STS 강판으로 폭 1,250mm제품을 주로 생산하며, 국내에서는 용진특수강으로 잘 알려져있다.

용진특강은 스테인리스 냉연 생산업체로 청산강철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용진특강은 중국의 총 4개 지역에 냉연공장을 두고 있다. 금번 중국 산업시찰단이 방문한 강소 용진의 냉연 생산능력은 연간 45만톤 수준이다.

절강성 냉연공장은 협폭과 박물재 생산이 가능한 연간 20만톤 캐퍼를 보유하고 있다. 복건성 지역에는 연간 75만톤의 냉연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용진특강의 스테인리스 냉연 캐퍼는 120만톤 수준이나, 2020년 3월 광동성 지역의 냉연 PJ가 가동되면 연간 160만톤의 냉연 캐퍼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용진특강의 경우 모든 냉연공장에 RCM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연속 설비 투자는 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측은 제품 품질 문제 등으로 연연속 설비는 향후에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소 용진 냉연공장은 인니 청산의 열연 소재와 청산강철 광동공장 열연소재, 타이위안의 열연 소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인니 청산 열연 소재의 경우 중국 내 인니산 열연 AD 문제로 냉연 가공 OEM을 통해 재수출하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내수용 공급으로는 광동 청산 소재와 타이위안 소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용진특강의 경우 포스코장가항, 타이위안, 바오강 등과 함께 냉연 스테인리스 품질 면에서는 상당한 퀄리티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냉연을 투자한 밀들의 경우 연연속 TCM 설비를 대량 투자했지만 용진의 경우 RCM 설비만을 보유하고 있어 높은 품질 경쟁력과 클레임 대응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용진특강의 장점은 직접 설비 설계제작 능력과 자체 공법 컨트롤 능력을 갖춰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입 면에서도 청산과의 우호적인 지분 관계 등으로 뛰어난 소재 매입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판매루트 확보와 빠른 납기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 덕룡강철, 인니 NPI· 내수 STS 냉연 하공정 투자로 돌파구

강소덕룡은 2010년 8월에 설립된 민영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다. 허베이성에서 출발하여 2018년 장수성 염성시에 RKEF 4기, NPI 공장을 투자했으며, 현재 RKEF 20기, 스테인리스 제강 120만톤, 열연 240만톤, 냉연 75만톤 설비를 갖추고 있다.

▲ 덕룡 열연 공정

중국 내 제 2제강공장 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투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만약 건설을 확정하여 완공될 경우 덕룡의 스테인리스 제강능력은 120만톤에서 300만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덕룡의 슬라브는 두께 200mm, 폭은 5피트까지 생산이 가능한 상태다. 향후 슬라브 두두께를 220mm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열연의 경우 두께 2.3~10mm, 폭 1,000~1,250mm까지 생산 가능하며, 1,500mm 제품의 경우 외주 임가공으로 대응하고 있다.

냉연공장의 경우 현재 1기 투자가 완료되어 연산 75만톤 체제가 완공됐으며, 내년 3월 경 75만톤 2기 투자가 완료되면 총 150만톤의 냉연 캐퍼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덕룡의 냉연 설비는 연연속 설비로 1기는 6단 스탠드이며, 1기는 5단 스탠드이다. 냉연의 경우 두께 0.3~3mm, 폭 1,250mm까지 가능하다.

덕룡은 인도네시아에 해외 투자도 진행 중에 있다. 현재 60만톤 규모의 NPI 공장을 건설 중이며, RKEF 15기가 깔려있다. 2기 RKEF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슬라브와 빌릿 공장을 건설 중에 있지만 중국의 AD 상황을 살펴보며 완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덕룡은 지난 10월 28일 연산 75만톤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완공하면서 중국 내에서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회사측은 하공정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로 수요가들에게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최신예 설비 투자를 통해 캐퍼를 늘리고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으로 중국 전역의 수요가들이 304 스테인리스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널리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덕룡 오너의 경영철학 중 하나다.

▲ 염성에 위치한 덕룡강철 본사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