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철근동향] 철근시장, 심기일전이 필요한 때

- 재고 줄여도 가격 하락 여전

2019-10-19     박다솔 기자
60만 원에서 심리적 저항선이 강하게 작동되리라 예상했지만, 철근 시장은 버티지 못했다. 철스크랩 가격 하락, 비관적 수요 전망, 철근 바닥 수요가 오기 전 몸집을 줄여야 한다는 유통업체들의 판단이 뒤섞여 철근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번 주 고장력 10mm 재유통 최저가격(즉시현금)은 톤당 61만5,000원 선에서 시작해 60만 원까지 떨어졌다. 단기적인 반전 기대가 낮은 상황에서 ‘급한 물량이 아니면, 구매를 미루겠다’는 관망 심리가 유통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유통시장 역시 빨리 물건을 밀어내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더 빠질 것이니 지금 퍼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작동한다. 재고는 적정량만 남겨두고 최대한 줄이며 몸집을 줄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 역시 “봉형강 매출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사업을 접고 싶을 정도지만 어디 그럴 수나 있나. 2~3년간 최대한 몸집을 줄여 쥐죽은 듯 버텨보자고 내부의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그럼에도 유통업체들은 목표량의 80%를 못하고 있다. 유통업체들 중에서도 중소 유통업체들은 특히 수익성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박리다매로 파는 것보다 세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질적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원가와 점점 멀어지는 수입철근 가격

수입철근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톤당 500달러의 중국산 철근이 유통시장으로 나왔는데 환율과 물류비를 합하면 61만5,000원이다. 여기에 영업 비용 등을 생각하면 가격은 더 위로 봐야 한다. 유통가격이 떨어지며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이번주 수입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58만 원~56만 원에서 거래됐다. 가격띠가 넓은 이유는 수입철근 유통업체들이 국산 가격 하락에 맞춰 가격 내리는 것을 차마 못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원가 자체가 높다보니 더 내릴 수 없어 가격만 부른다. 실제로 거래가 추진되면 가격을 협의해 나가자는 식이다”라고 전했다.

수입 철근 오퍼 가격은 자연스럽게 시장상황에 맞춰 떨어진다. 11월 말 도착하는 중국 철근 메이커들의 이니셜 오퍼가는 사강이 톤당 490달러, 용강과 징예가 톤당 475달러였다. 올해 최저가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계약에서 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는 한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소지가 크다.



철근시장, 호흡 가다듬고 심기일전하는 모습 필요해

한편 이달 15일까지 7대 제강사의 재고는 33만9,000톤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37만3,000톤을 기록했다. 7대 제강사 10월 목표 판매량인 85만 톤의 44%를 채웠다. 재고와 판매가 9월에 비해 나아졌지만, 쉽게 관망할 수 없는 것은 가공턴키수요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가 실수요 영업을 좀 늘렸다고도 볼 수 있지만, 바로 가공장으로 들어가는 물량이 느는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파악했다. 이 양은 제강사별로 2, 3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34만 톤이면 많긴 하지만 위험한 수위가 아닌데 대책 없이 하락하는 철근가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재고 파악이 잘못됐거나, 대형 제강사의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일수도 있다”라며 “연말 인사 시즌을 맞아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임원들이 쉽사리 시장을 견인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귓띔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의기소침해진 분위기를 환기하는 게 급선무인 것 같다. 우선 재고를 최대한 줄이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제강사와 유통업체들이 다시 힘을 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