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철근 제강사 대규모 감산 성패는?

- 대규모 감산으로 가격도 재고도 잡을 수 있을지 주목 - 숨어있는 수요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 ... 지난해 10월 수준의 소비 증가 속도 나와야

2019-10-02     손정수 기자
철근 제강사에게 이번 10월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됐다. 철근 시장의 헤게모니를 제강사가 계속 쥘 것인가? 아니면 시장이 쥘 것인가의 분수령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10월 제강사에 주어진 미션은 철근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줄여 가격 결정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강사들은 싫든 좋든 대규모 감산을 선택했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10월 7대 제강사의 철근 생산 계획은 73만 5,000톤이다. 판매 계획은 85만 톤이다. 월말 재고는 추석 직후보다 줄어 38만 톤 정도로 추정된다.

10월 계획을 받아 본 제강업계 내부에선 시작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피어나고 있다. 감산의 강도가 좀약하고, 판매 계획이 많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관건은 85만 톤 판매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판매가 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추석 당월과 추석 다음달 출하량 변화를 연도별로 보면 2016년은 +10만 톤, 2017년 +11만6,000톤, 2018년 +17만 5,000톤이다. 3개년 평균은 +13만 톤이다.

9월 7대 제강사의 철근 판매는 65만 톤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 평균 증가량만 놓고 보면 10월 철근 수요를 78만 톤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다행히 지난해 수준의 증가를 기록한다면 85만 톤 출하 목표 달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철근 수요가 지난해를 밑돌고 있고, 연초 따뜻한 겨울로 철근 투입이 앞당겨 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78~80만 톤 수요에 무게가 실린다.

제강사의 판매 계획 85만 톤을 달성하면 제강사의 재고는 9월말 대비 11만 5,000톤 줄어, 26만 5,000톤 정도가 된다. 그러나 우려처럼 수요가 80만 톤 정도에 불과하면 재고는 6만 5,000톤 줄어 7대 제강사의 총재고는 31만 5,000톤 정도가 된다. 적지 않은 재고를 쌓아두고 11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30만 톤 이상의 재고가 이어지는 한 시장의 판매 압력은 계속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제강사의 10월 생산과 출하 계획만 놓고 보면 감산을 통한 재고 감소와 시장의 주도권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9월 가을 장맛비로 묶이고 이월된 철근 수요가 기대이상으로 많아야 도달 가능한 미션으로 보인다.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가도 관건이다. 이미 일부 제강사는 월 초부터 유통에 판매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감산으로 타이트한 수급을 유도하고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철근업계의 전략이 초장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제강사 내부에서는 “이왕 하는 감산인데 좀 더 강하게 해야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유통에서는 “제강사들이 8월과 9월을 허송세월로 보낸 것이 패착”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7대 제강사가 85만 톤을 판매 할 수 있는가(?) 목표 달성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달성할 것인가(?) 실패한다면 얼마나 미달할 것인가(?)에 따라 제강사가 철근 시장의 헤게모니를 다시 잡을 것인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자료 : 한국철강협회
▲ 자료 : 스틸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