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제강사, 9월 철근 65만 톤 판매…올해 최저 수준

- 9월 말 재고 38만 톤 - 수요 부진과 저가 판매 경쟁 속 제강사 ‘감산’에 주목

2019-10-02     박다솔 기자
7대 제강사의 9월 성적표가 나왔다. 예상했던 대로 판매는 부진했고, 재고는 위험 수준에 올라와 있었다.

스틸데일리 조사에 따르면, 7대 제강사는 9월 한 달간 약 65만 톤의 철근을 팔았다. 애초 계획한 79만5,000톤의 81.7% 수준이다. 지난해 1월(64만1,000톤 판매)과 2월(56만6,000톤 판매) 이후 60만 톤 대의 판매량은 없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올해 9월의 판매량은 2013년 9월(65만8,000톤)과 2014년의 9월(69만1,000톤)의 판매량과 비슷하다. 2013년과 2014년은 철근 수요 부진으로 연간 철근 판매가 1,000만 톤이 되지 않았던 시기다.

9월 말부터 70만 톤 판매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는데 70만 톤보다도 훨씬 적은 양이 판매됐다. 9월 판매량 65만 톤은 8월 판매량(78만 톤)과 비교해도 16.7% 정도 적다.


판매 부진 이유를 분석해보면 9월 시작부터 악재가 겹쳤다. 첫 주는 태풍 등의 기상 영향으로, 둘째 주는 추석 연휴로 영업이 어려워 2주를 성과 없이 보냈다. 수요 부진도 한몫했지만 저가 판매 경쟁이 이어지며 구입을 미룬 수요자들이 생긴 것도 판매에 타격을 줬으리라 예상된다. 철근 시장에서는 실제 수요만큼이나 심리가 중요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9월 판매 목표와 9월 실제 판매량의 격차도 7대 제강사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판매 목표 대비 13%를 미달한 제강사부터 크게는 33%를 미달한 제강사도 있었다. 판매가 부진했던 제강사는 그만큼 재고도 높게 올랐다. 7대 제강사의 9월 말 재고는 38만 톤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17% 늘어난 양이다.

10월 시장, 위기의 연장? 전세 역전의 드라마?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수기 대비도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7대 제강사가 계획한 10월 생산은 73만5,000톤으로 9월에 비해 5%만 높게 잡았다. 7대 제강사의 10월 판매 목표량은 85만 톤이다. 지난 4년 동안 10월엔 90만 톤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추석이 끼어있던 2017년 10월 제외). 또 지난해 10월 철근 판매량은 동년 9월에 비해 약 23% 증가한 바 있다. 제강사들은 생산을 적게 하고, 성수기의 수요는 재고를 통해 충당할 요량이다.

7대 제강사 모두 감산에 나서고 있는데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등은 10월 초 감산에 주력하고 있다. 제강사들은 ‘감산’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원가 부담이 커지고, 매 순간 타 경쟁사의 실적을 의식하는 제강사로선 어려운 선택이지만 말이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철근 시장 참여자들은 불안하게 이를 지켜보고 있다. 제강사의 감산은 안정적인 철근시장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강사의 감산이 혼란스러운 시장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인위적으로 감산을 한다고 해도 수요가 부족해진 철근 시장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겠냐며 의문을 던지는 관계자들도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단가는 오를 텐데, 인위적 감산으로 가격을 끌어 올린다한들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또 지금 쌓인 재고에 비해 부족한 감산이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들이 40% 이상 감산을 해야 효과가 있다. 최소한 10월 초에 30%는 잡아야 한다고 보는데 제강사가 그렇게까지 실행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 역시 “큰 제강사부터 아예 출하를 일주일 쉬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