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철근동향] 철근 가격은 연중 최저점
- 고장력 10mm 즉시 현금 유통가 63만 원까지 떨어져 - 제강사, 감산 계획 속속 발표
2019-09-28 박다솔 기자
철근 가격은 연중 최저점을 찍었는데 수요는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건설 시장의 악화로 철근 소비가 부진하다는 것과 철근의 추가 가격 하락을 예상해 거래를 미루고 있다는 두 가지 이유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들은 판매량에 있어 목표대비 10~15%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유통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고통스러운 시간들이다. (가격) 조정기능이 사라졌고, 마진은 처참한 수준이다. 수익이 반토막이 나 회사 내부에서 각종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라고 회사 내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업체는 유통업체대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유통업체는 고시가격과 유통가격의 벌어진 차이를, 제강사가 얼마나 메꿔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시가격(71만 원)과 월 평균 즉시현금 유통가격(66만3,000원)의 차이가 4만7,000원이었던 8월엔 10일 마감 때 평균2만 원~2만5,000원의 물량할인이 적용됐다. 이달엔 고시가격(70만 원)과 월 평균 즉시현금 유통가격(64만6,000원) 차이가 5만4,000원까지 올라갔다.
A유통업체 관계자는 “다음 달 둘째 주나 돼야 마감 가격이 나올 텐데, 지금 상황에선 더블로 준다고 해도 손실이다”라며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우리로선 가격을 지키기도 어렵고, 가격을 내려 판다고해도 보전이 기대만큼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9월 마감은 할인폭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제강사들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9월 마감을 11월, 12월 마감에서 마저 해줄 공산도 크다”라고 덧붙였다.
감산, ‘터닝 포인트’ 될 까
가격이 고꾸라지고, 수요 예측이 쉽지 않은 현재의 철근 시장은 ‘터닝포인트’를 기대하고 있다.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 가능성이 없으니 시장 장악력이 큰 제강사들이 ‘대대적 감산’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강사의 재고가 25만 톤 아래로 내려가면, 수급 조절이 자연스레 되리라 생각하고 있다. 철근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유통업체들은 제강사들이 30% 이상의 감산, 적어도 20%의 감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B유통업체 관계자는 “10월 생산, 판매 목표를 적게 잡아야, 선택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40만 톤 재고를 25만톤 아래로 줄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제강사들도 10월 감산을 계획 중이다. 생산한 철근을 더 이상 쌓아둘 데도 없고, 공사현장에선 녹이 슨 철근이 들어왔다며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동국제강은 27일 선제적으로 10월 달 3만5,000톤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스틸데일리 취재 결과 7대 제강사 중 대부분의 제강사들이 감산을 계획하고 있었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재고를 줄일 때까지 감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담합의 소지가 있어 파악은 어렵지만, 다른 제강사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을 테고 감산 조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