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철 스크랩] 폭락해서 바닥? 폭락 후 지하실?

- 30만 원 강한 저항선 형성 가능성 커 ... 철근 감산 제품 폭락에 시황 불투명 - 철 스크랩 전망 누구도 어려워

2019-09-26     손정수 기자
철 스크랩 가격 하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마다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의 상당수가 바닥이 서서히 보인다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근거는 미약해 실제로 하락이 멈출 것인지, 아니면 지하실로 진입할 것인지 확답하기 어려운 상태다.

- 2번 떨어지면 바닥?

남부 제강사 기준으로 최근까지 고점대비 4만 원 하락했다. 중량A는 38만 원에서 34만 원으로 떨어졌다. 약 4만 원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2만 원 정도 하락하면 바닥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근거는 미약하다. 많이 하락했으니 하락이 멈출 때도 됐다는 감각적 전망일 뿐이다.

실제로 이번 주까지 남부 제강사의 철 스크랩 가격은 고점대비 톤당 4만 원 ~ 4만 5,000원 정도 하락했다. 지난 2016년 중반 이후 4만 원 이상 떨어진 것은 총 7회가 있었다. 4만 원이 3회로 가장 많았고, 4만 5,000원 1회, 5만 원 1회, 5만 5,000원 1회, 6만 원 1회 등이었다. 6만 원 이상 하락은 없었다.

단기적으로는 4만 원 하락 후 다시 상승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6만 원을 넘지는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강사와 유통 모두 향후 2만 원 정도 하락을 바닥으로 보는 심리는 경험적으로 단기 하락폭이 6만 원을 넘지 못했다는 선례에 따른 것이다.

또 6만 원 하락 당시 하락 기간은 총 6주(2018년10월 5주~18년12월 1주)였다. 이번 하락은 지난 9월 둘째 주부터 약 3주간 이어졌다. 향후 2~3주간 하락을 전제로 한다면 10월 중순까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체들이 10월 중순이 바닥으로 보는 이유도 이런 과거 경험에 기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과거 경험에 따른 것이라는 것 외에 근거가 미약하다.

다만 유통업체들은 중량A 기준 30만 원 이하는 쉽지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제강사의 구매가격이 30만 원 수준에 걸치게 될 경우 수집업체들의 매출 가격은 톤당 20만 원 대 초반 수준에 머물게 된다. 수집을 해도 적정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집 의욕이 저하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에 30만 원 이하로 하락했던 선례가 있어 이 또한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제강사 관계자는 “30만 원에서 1차 저항선이 형성될 것 같다. 또 과거보다 물가도 높고 야드의 운영비도 많이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30만 원 이하는 쉽지 않은 가격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애기로 들린다.

하락이 30만 원에서 멈출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 장기 폭락 가능성 준비해야

그러나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다. 30만 원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강사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제강사 내부의 이러한 예상은 국내 철 스크랩 시장 외부에서 발원하고 있다.

이러한 논거는 국제 철 스크랩 가격이 아직 바닥을 논하기 어렵다는 점을 첫 번째 근거로 들고 있다.

국제 열연코일 가격은 톤당 450달러(FOB)수준으로 떨어졌고, 아직도 하락 중이다. 또 터키의 철근가격은 400달러로 하락했고 열연코일처럼 아직도 약세가 진행 중이다. 흑해 선적 빌릿은 355달러 수준이다. 이 때문에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은 220달러대로 다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거의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수요 부진으로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상승 조짐도 없는 상태다. 바닥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철근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9월에 66만 원으로 시작했지만 64만 원 전후까지 하락했다. 4월 70만 원과 비교하면 6만 원이 떨어진 것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문제는 감산이다. 7대 제강사의 철근 재고는 40만 톤을 오르내린다. 상당수 제강사가 재고를 쌓을 창고가 부족한 실정이 됐다. 제강사가 감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10월은 연중 최대 성수기이지만 제강사들은 판매 부진으로 감산을 강요 받고 있는 상태다.

국제가격과의 격차도 문제다. 일본 터키 미국 내수나 수입 가격과 비교하면 한국 내수가격이 약 6만 원쯤 비싸다.

수입가격 비교해도 높다. 지난 주 일본 H2 철 스크랩은 2만 5,000엔(FOB)에 계약됐다. 이번 주는 2만 4,000엔이 유력하다. 이번 주 추가로 떨어지면 수입 도착 가격이 30만 원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미국 HMS No.1은 260달러 이하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 제강사의 설명이다. 즉 30만 원 정도에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액면 가격이 국산보다 싸다. 이 때문에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말이 제강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제강사들은 국제가격과 비교할 때 아직 더 하락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제가격의 하락이 멈추지 않았다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철 스크랩 시장은 멀리는 미국에서도 터키에서도, 가깝게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일본에서도 바닥이라는 신호는 없다. 물론 한국 내수 시장도 마찬가지다.

바닥에 근접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역시 근거는 미약하다. 시세는 자유 낙하 중이지만 아무도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10월 시장이 몸을 추스를지 여부가 주목된다.